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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P조선, 채권단 내홍에 발목…상경집회 감행
채권단, RG발급 재개 합의에도 방식 두고 다시 대립각
2015-12-17 15:39:30 2015-12-17 15:39:3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SPP조선의 신규수주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두고 채권단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논란 끝에 RG발급은 재개될 전망이지만, 발급 방식을 두고 채권단 내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SPP조선 근로자 350여명은 1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사를 찾아 집회시위를 진행하고 RG발급 결의서의 조속한 발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채권단은 지난 16일 SPP조선에 대해 RG발급 안건을 채권금융단협의회에 재부의하기로 합의했지만, SPP조선 측은 한차례 RG발급 거부로 이미 고객사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진만큼 결의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 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으로, 앞서 SPP조선은 지난달 9일 채권단의 RG발급 거부로 신규수주 8척을 모두 놓친 바 있다.
 
SPP조선은 이같은 사태로 고객사인 선주들과 업계 내 신뢰가 떨어진만큼 영업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이 'SPP조선은 RG발급이 가능한 회사'라는 사실을 증명할 결의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앞서 따낸 신규수주 8척은 이미 다른 조선업체로 모두 빼앗긴 상태"라며 "다시 신규수주 영업을 위해서는 채권단에서 영속기업임을 보장하는 RG발급에 대한 결의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집회시위의 목적을 설명했다.
 
SPP조선은 이와 함께 채권단 간 갈등 구조도 향후 RG발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집회시위에서도 결의서 요구와 함께 채권단 간 합의도 함께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지난 15일 사천시 국회의원인 여상규 의원의 중재 하에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수출입은행이 RG발급 방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수출입은행 측은 "성동조선해양에서 주 관리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단독으로 자금지원한 것처럼 SPP조선에서도 우리은행이 주 관리은행으로서 책임지고 단독으로 RG발급을 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우리은행 측은 "공동분담의 조건으로 RG발급은 가능해도 단독으로의 발급은 불가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결국 이날 자리에서 RG발급 방식에 대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SPP조선의 기업가치 유지를 위해 RG발급 등을 계속 말해왔는데 수출입은행이 동의하지 않아 이미 엄청난 손실을 겪고 있다"며 "규칙에도 없는 주장으로 자꾸 엇박자를 놓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SPP조선 관계자는 "앞서 성동조선해양 지원이 이뤄질 당시 우리은행이 채권단에서 빠지고 반대매수 청구권을 행사한 데 대해 수출입은행의 앙금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은행들의 고래싸움에 SPP의 새우등이 터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자금지원과 같이 다른 회사보다 우월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조선업체들과 마찬가지로 RG발급과 인수합병(M&A) 등 정상적인 과정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천시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을 비롯해 SPP조선과 채권단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경남 사천 SPP조선에서 현장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SPP조선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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