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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위안화의 부상과 다극화된 국제통화체제, 우리 대책은?
70년대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로 진정한 의미의 기축통화 사라져
달러화 중심에서 다극화되는 국제통화시장, 지역주의 심화 가능성도
중국 위안화 국제화에 발맞춰 한국 원화 국제화도 적극 추진나서야
2015-12-14 16:51:20 2015-12-14 16:51:20
1971년 미국 닉슨대통령의 달러화의 금태환 정지 발표로 미 달러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하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종말을 고하고 이후 주요국이 변동환율제도로 이행한 이후 진정한 의미의 기축통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옳다. 다만 미 달러화만 일종의 전관예우로 기축통화 대우를 받고 있을 뿐이다.
 
브레튼우즈 체제 종식 후 세계 각국은 어떤 환율제도에 의지해야 하는지, 국가간 국제수지불균형은 어떠한 메카니즘에 의해 조정돼야하는지, 급증하는 국가 간 자본이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대해 해답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국제통화 제도를 창안해내지 못하고 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발과 연이은 유럽지역의 재정위기로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여기에 그나마 과거 기축통화로 국제중심통화의 역할을 담담해 오던 달러화를 위시한 기타 주요국 통화들에 대한 믿음마저 크게 흔들리면서 불안은 커져 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G20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국제통화제도의 개편문제가 한때 활발히 논의되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며 그 뒤 지속되는 세계경기침체에 대한 대응문제가 부각되면서 논의의 밖으로 밀려나버린 형국이 됐다. 그리고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각국이 다시 경쟁적인 자국통화 환율 절하 등으로 각자도생에 나서면서 국제외환시장 및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의 양적완화에 나섰던 선진국들 중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이 이제야 완만한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을 뿐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양적 완화정책을 2017년 3월까지 연장키로 결정하는 등 아직 유로경제는 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본경제도 아베노믹스에 의한 해결전망이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아직 본격적인 국제통화로서 미흡한 면이 적지 않은 위안화가 이번에 SDR 3대 구성통화(달러화, 유로화, 위안화)의 지위를 얻게 된 것은 긴 흐름에서 판단한다면 과거 일부 선진국통화중심으로 운영되던 국제통화제도가 내부의 문제로 인해 점차 다원화 내지는 다극화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3국 통화중심의 다극화 진전은 미주권, 유로권 및 아시아권으로 구분되는 지역주의를 배경으로 심화될 수도 있다.
 
특히 위안화의 국제화 진전과 관련해 우리경제가 직면하게 될 몇 가지 과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첫째, 위안화 국제화 진전은 특히 동아시아권내 국가들의 중국경제와의 동조화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국경제 및 금융시장의 상황급변이 가져올 충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방책강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동조화현상의 심화는 정책운용의 동조화 필요성 증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치밀한 검토와 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여타국들과의 위안화 역외금융센터 구축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다. 현재 동 경쟁에서 한국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위치한 홍콩, 싱가폴, 대만 등과 비교해 한국은 금융환경면에서 결코 유리할 수 없지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차별화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여기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이후의 무역증대와 양국 문화 및 서비스산업면의 협력분야, 급증하는 중국관광객과 국내거주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금융상품의 개발, 위안화관련 파생상품시장 개발, 신실크로드 구축사업에의 적극 참여 등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위안화관련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창의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위안화의 국제화에 연계해 원화의 국제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원화의 국제적 활용이 증대되지 않으면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내 금융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도 어려울 수 있다. 이를 위해 향후 상해에 개설될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의 개설을 계기로 비거주자의 원화사용에 관한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미래연구원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앞에서 관광객들이 세계 화폐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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