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용득 최고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에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과거에도 수차례 막말 논란에 휘말렸는데, “나도 불끈하는 내 성격이 싫다”“나잇값을 못하는 내가 부끄럽다”고 반성한 바 있다. 시인은 시로서 말하고 판사가 판결로 이야기 하듯, 정치인은 신념과 정책으로 말해야 한다. 튀는 자극적인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품격과 자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하지만 논란 발언 덕분에 우리 사회의 절체절명의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다시 생각해본다.
대한민국은 인구 절벽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의 인구 변화 추세라면 2018년 부터는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곤 2100년에는 현재 인구의 절반 수준인 2500만명, 2200년에는 현재 인구의 1%인 5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다. 인구 급감의 위기는 당장 국가 운영의 위기로 직결된다. 1970년대 초중등학교는 한 학급에 60명이 넘는 콩나물 시루였다. 어떤 경우에는 2부제 수업도 했다. 이제 학급당 학생 숫자는 2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학교 시설과 교사가 남아돈다. 생산 가능인구도 줄어든다. 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내수 경제가 위축된다. 군대에 갈 인원도 부족해진다. 연금과 보험도 직격탄을 맞는다. 올해 쟁점이 되었던 공무원 연금 개혁, 그리고 향후 각종 연금과 의료보험 개혁, 복지 제도의 확충도 결국 인구 감소에서 출발한다.
저출산은 고령화로 바로 연결된다. 내년이면 유소년 인구(0-14세)보다 노령인구(65세 이상)가 많아진다. 2000년에 인구 중 노령인구가 7%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6년이면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 26년이란 짧은 시간이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 프랑스 154년, 미국 94년, 일본도 36년이나 걸렸다. 사회적 부양 비용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사회 활력은 떨어지고 빈곤 노인층이 증가한다. 이미 OECD 국가 중에서 최고의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율을 기록하고 있다.
10년 전 참여정부에서 이 아젠다를 채택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었다. 기본법도 만들고 위원회도 신설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82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출산율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작년 합계출산율이 1.21명이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7명이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체출산율 2.1명이 되어야 한다. 제1,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 계획은 법과 제도 정비, 가정과 일 양립에 중점이 주어졌다. 내년부터 시작될 제3차 계획은 출산율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조기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내년부터 향후 5년간 10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0년 출산율 목표는 1.5명이다.
효과적인 대책은 명확한 원인 규명에서 시작한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따르는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 문화적인 영향도 있다. 결혼과 출산에 따르는 불안과 부담도 원인일 수 있다. 한마디로 자녀 출산 비용은 크고 편익은 적다는 것이다. 원인을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출산율 제고에 일본이 실패하고, 프랑스가 성공한 이유는 단 하나,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 때문이다. GDP의 약 5%를 투입했다. 그 결과 프랑스의 출산율은 2%가 넘는다. 유럽 최고의 출산율이다. 임신, 출산, 양육, 교육 전부 국가가 책임진다. 출산율 제고가 어려우면 이민으로 인구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호주의 방식도 원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국가 존립의 중대 사안에 관해 정치권의 관심이 적을까? 논란의 선거구 획정 문제도 결국은 인구 문제이다. 유권자가 줄어든 농어촌 지역은 통폐합 하고, 유권자가 늘어난 도시 지역은 선거구를 증설해야 한다. 선거의 동학도 인구 구조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인구가 많은 영남이 호남 보다 유리하고, 숫자가 적은 청년층 보다는 숫자가 많은 노장년층의 지지가 유리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인구 문제에 그리 관심이 없다. 공동체 유지라는 대의보다는 지역구 예산 따는 게 더 실익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공유지가 없어지면 정치는 존재할 수 없다. 장차 일어날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일이야 말고 정치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서성교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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