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안철수의 무한도전
2015-12-13 13:55:41 2015-12-13 13:55:41
방송사의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집계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모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무한도전’이다. 2005년 처음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는 작은 코너로 출발했고 무한도전의 의미도 ‘무모한 도전’이란 뜻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되지 않아 형식이 바뀐 프로그램에서 무한도전의 뜻은 ‘무리한 도전’이었다. 즉 현실화되기에는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법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단지 일반적인 예능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버라이어티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퀴즈, 게임, 연애, 상황극, 가요제 등 다양한 변화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어 갔다. 결국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 등극했고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을 진정한 의미의 ‘무한한 도전’으로 이해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의 둥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탈당으로 안 전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2011년 9월경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혜성처럼 등장했다. 식상한 정치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에게 안 전 대표의 등장은 신선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보는 것 마냥 20대와 30대들은 열광했다. 당장에라도 서울시장이 될 듯한 분위기였지만 안 전 대표는 저명한 시민단체활동가인 박원순 변호사에게 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이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양자대결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앞서나가는 돌풍 추세를 보였지만 새정치의 참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면서 대선 문턱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2014년 ‘새정치’ 구현을 부르짖으며 창당의 깃발을 들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분열이라는 책임론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독자세력화하지 못하는 그리고 용기있게 결단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철수가 아니라 ‘또철수’냐 ‘간철수’냐 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져 내렸다. 급기야 2015년 12월, 내년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안 전 대표는 기로에 섰고 탈당을 결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의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여러차례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고 관철되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안 전 대표 정치의 성지로 자리잡은 광주방문에서 안 전 대표는 ‘강철수’라는 이전과는 다른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까지 와버렸다.
 
안 전 대표의 결심 배경이 된 주된 원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이다. 야당 역사상 가장 심각할 정도로 지리멸렬해진 상황이 모든 내홍을 설명한다. 당의 지지율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지 오래이다. 지난 지방선거이후 각종 선거에서 제대로 이겨본 기억도 너무 아득한 추억이 되어버렸다. 대선 후보였던 인물이 당의 리더가 되었지만 당의 갈등과 분열은 더 심화되어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안 전 대표와 같은 이질적인 인사들이 융합되기엔 지나칠 정도로 국민들에게 분파적 이미지로 비쳐지는데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직후,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2012년 12월 29일 전국1000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에서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이 향후 가야할 방향’에 대한 물어본 결과, ‘정당의 이념 철학을 더욱 명확하게 확립’이 32.8%로 가장 높았다. ‘계파 종식을 통한 철저한 당쇄신’이 22.5%였고 ‘안철수 세력과 연대한 신당창당’이 17.3%였다. 거의 3년이 다되어 가지만 당의 자체적인 평가와는 달리 제대로 잘 되었다고 평가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특히 호남지지율은 대선 직전 60%에 육박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반 토막이 나버렸다.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높지만 계파 결집의 소산으로 비쳐지고 ‘계파혁신’으로 이해하는 당 안팎의 분위기는 거의 없다.
 
안 전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일지 실패일지 예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 또는 무리한 도전과 성공적인 무한도전을 구분하는 조건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얼마나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구호가 아니라 실천으로 희생으로 다가서느냐는 데 있다. 그동안 한국 정치는 국민들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특히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참담하다. 새누리당도 예외가 아니다. 기득권 세력에 머무른다면 국민들도 더 이상의 기대는 없다. 선거는 국민들의 최종 평가 수단이자 기대감의 반영이다. 국민들의 뜻을 만족시켜 줄 다양한 정치 세력이 등장하고 선거에서 평가받으면 될 일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선택지는 넓어져야 한다. 국민들의 평가에 따라 정당의 수명을 달리하면 된다. 안 전 대표의 무한도전이 무모한 또는 무리한 도전이 될지 아니면 성공적인 무한도전이 될지 지켜보자.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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