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몸집 줄여 중소조선사로 전환
사업 축소·인력 감축 추진…'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적도
2015-12-11 16:30:00 2015-12-11 16:30:00
STX조선해양의 사업구조 재편방안은 '다운사이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채권단은 STX조선의 건조능력과 선종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인력도 추가 감축해 중소 조선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우선 사업은 몸집 줄이기에 방점을 찍었다. 진해 조선소는 선대를 기존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5~7만톤급 탱커선에 특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7만톤급 탱커선은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5만톤급 탱커선과 해상LNG주유터미널(LNGB)은 1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신규 수주시 현금성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는 선박에 한해 수주를 실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고성 조선소는 기존 수주 건조 물량이 인도되는 오는 2017년 초부터 대형블록 공장으로 기능을 변경한다. 국내 조선사의 하청 공급을 담당하며, 대형블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형 조선사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그동안 국내 대형조선사들과의 수주경쟁을 해왔던 해양플랜트, 중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은 수주를 중단하게 된다"면서 "국내 조선업계 과잉공급과 저가수주 우려를 상당히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은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추가적으로 930여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이달 중 약 480명을 감축한 데 이어 내년 말 추가적으로 450명을 줄이기로 했다. 앞서 STX조선은 2013년 자율협약 이후 지난 10월까지 약 864명의 인력(24.4%)을 감축해 총 1800여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남은 임직원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한다. 내년 1월부터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TX조선 노조는 지난달 말 ▲인력 감축 ▲임금 삭감 ▲인력재배치 ▲생산능률 극대화 등 구조조정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일체의 경영 간섭과 쟁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 STX프랑스를 재매각하는 한편 약 800억원 규모의 여타 비영업용 자산을 신속히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은 "추가 자금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별도의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 실행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이후 시황 회복 여부, 신규 수주 실적 등을 감안해 생산 공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적의 인력과 조직 운영 방안을 다시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STX조선을 상대로 2개월간 정밀실사를 벌인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업구조조정, 수주합리화, 인적구조조정 등을 실행할 경우 2017년부터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STX조선이 회생절차를 신청할 경우 협력업체의 연쇄도산과 STX엔진 등 관계사의 연쇄부실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TX조선이 청산될 경우 채권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대출채권 대부분이 즉시 부실화 된다"면서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손실을 일시에 인식해야 하는 부담도 존재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STX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채권단은 그동안 대출액 출자전환과 일반운용자금 등을 합쳐 약 6조원을 지원했지만, STX조선은 자본잠식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업종이 심각한 공급과잉 상황임에도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성동조선 등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사실상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가면서 '무늬만 구조조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LR급 탱커. 사진/STX조선해양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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