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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활짝…건설업계 새 먹거리?
세계 3위 건설시장…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현지 수주 쉽지 않아 실익 얻기 힘들다는 의견도
2015-12-10 15:28:14 2015-12-10 15:28:1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오는 20일 한국과 중국의 FTA 공식 발효를 앞두고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 여파로 당장 수익이 나지는 않겠지만 향후 기술수출 등을 통한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사 참여 기준이 까다롭고 수주 자체도 쉽지 않아 큰 이득이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건설 시장이 워낙 규모가 크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참여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세계 3위, 13억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9일 한국과 중국 양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오는 20일 한-중 FTA를 공식 발효키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협상을 타결하고 지난 6월 양국 정상이 서명한 지 약 6개월 만에 연내 발효가 확정된 것이다.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건설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중국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올해 건설시장 규모가 2조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 통계를 보면 10일 기준 올 들어 중국 건설 수주는 14억975만6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억8750만달러 대비 79.0%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건설기업이 중국에서 건설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그동안 면허 발급 시에는 중국 현지 공사실적만 인정을 받았는데 한·중 FTA가 정식으로 발효되면 중국 이외의 실적도 인정받을 수 있어 면허 획득이 한결 수월해지게 된다. 현재는 중국 내 건설업 면허를 가진 업체는 GS건설(006360), 삼성물산(000830) 등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건설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아 직접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현지기업과의 합작 투자나 대형 구조물의 설계 등 고부가 기술 위주의 진출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기업과 합작을 하지 않아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해 등 자유무역구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중국 건설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부조달시장 개방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는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면허 규제 완화만으로 당장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며 "후속협상을 통해 정부조달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국 건설사에 비해 기술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발전소, 교량, 터널 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이번 FTA로 인한 실질적인 수혜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면허기준이 완화되더라도 자격기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로운 데다, 대규모 사업의 경우 정부가 직접 참여해 공사를 진행해 외국 기업이 수주전에 참여해 일감을 따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는 세계적으로도 큰 건설사들이 많아 굳이 한국 기업에 수주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중국 건설사들도 내수시장만으로도 영업이 되기 때문에 굳이 한국시장으로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사업 참여를 위해 중국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AIIB 사업으로 인해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개도국에서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을 비롯해 시공 경험이 많은 한국 건설사들의 참여 기회도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20일 한·중 FTA가 공식 발효를 앞두고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건설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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