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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고 살지" 대형마트는 고민중
신선식품도 온라인에 뺏겨…3세대·창고형 등으로 모색
'밥그릇' 신선식품도 뺏길 판
2015-12-08 06:00:00 2015-12-08 06:00:00
대형마트가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에 이어 신선식품마저 온라인에 내줄 처지에 놓였다. 10원 경쟁을 펼치며 지엽적인 ‘치킨게임’에 전념한 사이 당일배송의 온라인몰에 고객을 뺏기고 있는 것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대형마트의 가공식품, 생활용품 실적이 줄줄이 역신장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홈플러스의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매출이 각각 3.9%, 1.3% 줄었다. 이마트(139480) 역시 지난달 가공식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내외로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의 사업 확대가 꼽힌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카테고리가 생활필수품으로 확장되면서 카테고리가 상당부분 겹치는 대형마트에 대한 침식이 커지고 있다"며 "실제 이마트의 기저귀 판매는 최근 전년 대비 80% 급감했다"고 밝혔다.
 
'총알배송', '당일배송' 등을 앞세운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에 '안방'을 내준 셈이다. 불황 속에 한푼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이 배송료 부담없이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는 온라인몰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형마트의 위기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가공식품, 생활용품의 '총알배송'에 재미를 본 온라인몰이 이제는 대형마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와 티켓몬스터는 각각 당일배송 서비스 '지금가요'와 '슈퍼배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G마켓과 옥션은 지난 7월부터 신선식품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옥션은 별도로 산지직송 신선식품 전문관 '파머스토리'도 운영하고 있다.
 
생활용품 시장에서 안방자리를 내주고 있는 대형마트가 신선식품 고객을 뺏기는 것 역시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대형마트가 그동안 쏠쏠한 재미를 봤던 패션부문마저도 올 들어 잦은 세일을 실시한 백화점에 밀렸다. 홈플러스의 올해 패션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롯데마트는 4.6% 감소했다. 이마트의 지난달 패션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가량 줄었다.
 
박 연구원은 "대형마트의 지난달 기존점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5%로 예상되는데 실질적으로 어닝쇼크에 가깝다"며 "전체 카테고리가 모두 안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2016년 전략 계획에서 소셜커머스에 대한 대응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뒤늦게 온라인쇼핑몰 강화에 나서는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우선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자체 온라인몰을 강화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할인점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기도 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3일 기존 대형마트와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새로운 개념의 3세대 할인점을 오픈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침체의 늪에 빠진 대형마트 업태에 관한 롯데마트의 해결책으로 선보이는 첫 점포"라며 "쇼핑에 체험을 더해 고객들에게 직접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큐레이션' 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마트도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등 자사의 역량을 모두 모은 '이마트타운'을 지난 6월 선보이며 새로운 대형마트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대형마트 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올 들어 당일배송을 앞세운 온라인몰에 밀려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의 실적이 역신장을 기록한 가운데 신선식품까지 내줄 위기에 놓였다. 업계는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개념의 3세대 할인점을 오픈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의 3세대 할인점 '양덕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는 모습. (사진제공=롯데마트)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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