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출판시장 일부의 구태와 갑질
2015-12-06 11:26:42 2015-12-06 11:26:42
 먼저 이 글은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출판인들을 비난하려는 싶은 글이 아님을 밝힌다. 현 출판시장의 악습과 내가 겪은 몇몇 안 좋은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올해 자전에세이를 출판하기 위해 여러 출판사와 미팅을 진행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적잖은 실망과 충격을 느꼈다. 단순히 출판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넘어선 구태와 부조리를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근 모 출판사의 관계자를 만나 자비로 원고 집필과 디자인을 진행해 모든 인쇄 준비를 마쳤다고 전하자, 그는 냉랭한 말투로 “그러면 우리가 그 과정을 통해 먹을 게 없잖아요. 자비를 들여 출판을 하더라도 출판사에 2000만 원 이상은 얹어주고 3000 권 이상은 보전을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수익 배분도 우리가 정하는데 거의 받는 인세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했다.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혹시 원고는 읽어 보셨나요?”라는 물었다. 그런데 그 분은 원고를 읽기는커녕 내용도 모르고 왔다고 했다. 나는 그때 이게 바로 ‘갑’의 횡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책을 내고자 하는 나를 ‘을’ 취급하는 그 분을 보며 출판시장이라는 곳이 참으로 매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이 무료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여야 하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이 책의 집필 의도와 내용, 그리고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방향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데 혈안이 된 모습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런 행태는 비단 그 곳뿐만이 아니었다. 연락을 하거나 미팅을 진행한 복수의 출판사가 이와 다르지 않았다. 유명 출판사라는 이름을 빌려주고 수천만 원을 보장받으려는 행태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처음으로 출판사를 찾아가 책을 내려는 것에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으면 말라’는 식의 일방적인 통보를 하는 업계의 관행을 보며, 새삼 우리 사회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는 구태와 기득권의 횡포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번 출판을 준비하면서 ‘사랑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곳이 상당히 많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체감했다. 그리고 출판사를 통해 하이에나에게 뜯겨 뼈도 남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보다는 직접 출판하고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
 
 
<부산에서 한 독자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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