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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울림…로이킴의 힘
2015-12-06 11:22:37 2015-12-06 11:22:37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20대 초반의 젊은 뮤지션 로이킴은 댄스, 힙합 등을 주로 하는 또래의 가수들과 달리 포크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하고, 음악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전합니다. 화려하고 요란하진 않지만, 은은하고 잔잔하게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로이킴의 음악인데요.
 
◇정규 3집 앨범을 발표한 로이킴. (사진제공=CJ E&M)
 
그런 로이킴이 새 앨범을 내놨습니다. 지난 4일 발표된 로이킴의 정규 3집에는 타이틀곡 '북두칠성'을 비롯해 총 9곡이 실렸습니다. 지난해 봄에 '봄봄봄', 여름에 '러브 러브 러브', 가을에 '홈'을 발표해 사랑을 받았던 로이킴이 이번엔 쌀쌀한 겨울 날씨에 잘 어울리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그동안 포크 기타 기반의 음악을 주로 선보였던 로이킴이 이번 앨범엔 피아노를 기반으로 작곡한 노래들을 실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한 점입니다. 실력 있는 젊은 뮤지션 로이킴은 이번에도 전곡의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북두칠성'은 밝은 별 7개로 이루어진 북두칠성을 모티프로 한 노래인데요. 잔잔한 곡의 전개에 풍성한 스트링 사운드가 어우러진 노래입니다. 로이킴은 보통의 사람들이 겪는 사랑과 이별, 그리움 등의 감정을 바다를 유유히 항해하듯 그려내는데요. 빛나는 북두칠성처럼 어디에서든지 당신의 곁을 비춰주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주변에 심어진 수많은 나무들을 바라봐.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우뚝 서 있잖아. 집에 가는 길엔 나를 그리며 하늘을 바라봐 줄래", "북두칠성이 보이니. 니가 있는 곳이 어디든 난 따라가 그 길을 비춰줄게"라는 가사가 실렸습니다.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곡입니다. 
 
로이킴이 요란하거나 강렬하지 않은 색깔의 음악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유가 뭘까요. 로이킴의 진심이 담긴 노랫말의 힘 때문이죠. 경쾌한 기타 비트로 시작되는 3번 트랙의 '바람에 날려본다'를 통해서도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이킴은 이 노래에서 상처와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 바람에 날아가듯 기억과 함께 자연스레 사라지지만, 추억에서는 멀어지기 싫다는 마음을 표현했는데요. 로이킴이 담담하게 내뱉는 가사가 듣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말은 하지만 왜 계속 아프기만 한지. 청춘은 언제 흘러가는지. 저물어가는 해를 보면서 한숨에 모든 것을 담네. 내 근심들을 날려 보내네. 이 바람에 담긴 날들 흩어지는 작은 소망들 보내야 하는 아픈 마음을 난 다시 불러본다"라는 내용입니다.
 
이번 앨범에는 '북두칠성' 외에도 겨울에 잘 어울릴 만한 감성의 노래들이 실렸는데요. '떠나지 마라'와 '나도 사랑하고 싶다'입니다. '떠나지 마라'는 "사랑하지 않는다면 날 떠나"라는 노랫말로 시작해 후반부에는 "떠나지 마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곡인데요. 로이킴은 이 곡에서 이별 앞에서 숨겨뒀던 진심에 대해 노래합니다. 그리고 '나도 사랑하고 싶다'는 처절한 외로움에 대해 표현해낸 노랫말과 피아노 사운드로 슬픔을 극대화한 노래고요.
 
6번 트랙의 '리멤버 미'(Remember Me)도 인상적인 노래인데요. 로이킴이 직접 연주하는 기타로 시작되는 이 곡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로이킴 스타일'의 곡입니다. 어른이 돼버린 지금을 야속해하면서 철없던 사랑을 그리워하는 로이킴의 독백과 같은 가사가 이 노래에 담겼습니다.
 
로이킴의 뮤지션으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웰메이드 앨범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적 지도를 그려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2세의 뮤지션 로이킴이 가요계에서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네요. 로이킴은 오는 18~20일 연세대 백양 콘서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 로이킴 정규 3집 '북두칠성'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질리지 않는 담백함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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