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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업계 운영체제 변경 잇따라
안드로이드 입은 '블랙베리'·윈도 적용한 '샤오미'
2015-11-26 12:42:40 2015-11-26 18:41:4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스마트폰업계가 지금까지 적용해 온 운영체제(OS) 대신 새로운 OS를 적용하면서 전략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블랙베리는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인 '프리브'를 출시했다. 지금까지 블랙베리는 자체 OS를 적용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대신 블랙베리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쿼티자판은 그대로 탑재하는 방식으로 전작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했다. '비엔나'로 알려진 바 형태의 안드로이드폰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안드로이드 OS가 적용된 첫 블랙베리 스마트폰 '프리브'. 사진/ 3KH
 
블랙베리가 자체 OS 대신 안드로이드를 택한 이유는 고질적인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 부족 때문이다. 블랙베리는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독보적이지만 활용할 수 있는 앱이 많지 않을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시장에서 입지도 약해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블랙베리 OS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0.3%에 그쳤다. 지난해 0.8%에 비해 0.5%포인트나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감소는 경영 위기를 야기했다. 블랙베리가 자체 OS로는 사실상 스마트폰 기능을 지원하지 못한다고 판단, 안드로이드로 살 길을 모색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도 안되는 상황에서 블랙베리의 앱 생태계가 확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고객은 자체 OS를 적용하는 대신 일반 대중에게는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폰을 출시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기반의 OS를 적용해 온 샤오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10을 도입한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 미(Mi)4용 윈도10 모바일 롬(ROM)이 추수감사절에 배포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MS 차이나 OS 개발연구소 소프트웨어 총책임자는 웨이보에 "추수감사절이 곧 다가온다"며 "윈도10을 적용한 샤오미 미4의 출시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게시했다.
 
MS 차이나 OS 개발연구소 소프트웨어 총책임자는 자신의 웨이보에 "추수감사절이 곧 다가온다. 윈도10을 적용한 샤오미 미4의 출시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글과 함께 제품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웨이보 캡쳐
 
지난 3월 MS는 일부 샤오미 미4 이용자를 대상으로 윈도10 모바일 테스트 계획을 밝혔고, 지난 6월 실제 테스트를 한 후 문제점 등을 파악해 이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샤오미의 OS 변화는 MS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샤오미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는 제품 출시조차 못하고 있다. 특허 등의 문제가 얽혀있는 탓이다. 샤오미가 안드로이드 기반 OS만으로 제품 라인업을 운용하는 데 무리가 없음에도 윈도를 적용한 배경은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복선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더불어 샤오미로서는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윈도10을 적용한 폰을 내놓음으로 인해 OS의 범용성면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MS 입장에서는 샤오미를 발판으로 중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일뿐 아니라 북미·유럽 등 기존 스마트폰 시장들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과 다르게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콤텍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MS의 점유율은 0.8% 수준에 불과하다.
 
MS의 OS가 중국 내수시장의 강자로 불리는 샤오미 스마트폰에 적용되면 중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더 많아질 수 있다. MS는 샤오미뿐 아니라 레노버와 텐센트 등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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