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퇴직연금 10년, 놀라운 성장과 절반의 성공
향후 10년 중기 퇴직연금 시장 약진 예상…DB 보다 DC형 선호 경향
2015-11-25 14:11:19 2015-11-25 14:11:19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 되면서 노후 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3종연금′을 잘 챙길수만 있어도 기본적인 노후생활비는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연금 수급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은 계속해서 뒷걸음질치며 노후를 불안하게 한다. 제도 도입 10년만에 100조원을 넘길 정도로 덩치는 키웠지만 수익률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이번 해피투모로우에서는 올 12월 퇴직연금 도입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활성화 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중소·영세기업의 가입률은 매우 낮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연금학회는 다음달 퇴직연금 제도 도입 10주년 앞두고 노동계, 경영계, 정부, 금융기관 등 퇴직연금 제도와 관련된 각계의 이해당사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지난 1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10년간 적립액 비약적 성장...'부익부 빈익빈'
 
지난 2005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정과 함께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후 가입 근로자 수와 적립금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2010년 239만명이던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는 올해 6월 말 560만명으로 늘어 전체 상용근로자의 51%가 가입했다.
 
2008년 6조 6천억원이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0년 29조원, 2012년 67조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10조원을 기록했다.
 
유형별 가입 비율을 보면 근로자가 지급받을 퇴직연금 급여액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이 59.2%를 차지했다.근로자가 받을 급여액이 적립금 운용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은 39.3%,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1.5%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2010년 말 9만4천개에서 올해 6월 말 28만9천개로 늘었지만, 전체 사업장 중 도입 사업장의 비율은 16.5%에 불과하다. 이는 사업장 수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영세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 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종업원 수 300인 이상인 대기업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77%에 달한다. 특히 500인 이상 사업장은 91%가 퇴직연금을 도입했다. 반면, 10인 미만 영세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11.9%에 불과했다. 10∼29인(39.1%)과 30∼99인(46.0%) 사업장도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의 비중이 절반에 못 미쳤다.
 
2.6% 저조한 수익률...저금리 시대 대체투자 불가피
 
퇴직연금 수령 비율이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올해 2분기 중 연금 수급요건을 갖춘 55세 이상 퇴직자의 94.8%는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했다. 연금 수령을 선택한 퇴직자는 5.2%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퇴직연금의 역사가 10년밖에 되지 않아 연금 적립금이 많지 않은데다, 50대 중후반의 연령대 특성상 자녀의 대학 진학과 결혼 등으로 목돈이 필요한 퇴직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운용 수익률도 낮아 2012∼2013년 기준 2.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9.9%)보다 훨씬 낮았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투자,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영세기업으로의 퇴직연금 확산을 위해 ▲기업규모별 단계적 의무화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퇴직급여 적용 확대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제도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지만, 저조한 수익률과 낮은 연금수령 비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며 "지금까지 일궈온 성장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10년 퇴직연금 트렌드는?
 
먼저 중소기업 퇴직연금 시장의 약진이 기대된다.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에 따르면 퇴직연금 의무화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퇴직연금 적립금이 2014년 51조에서 2024년 199조원으로 290%(148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4년 근로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16%에 불과하지만 2024년에는 59%로 높아질 전망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퇴직연금도 2014년 49조원에서 2024년 141조원으로 188%(92조원) 성장이 예상된다. DB형 사외적립 비율이 2020년 이후 100%까지 상향되고 DC형 퇴직연금 운영기간도 길어지며 대기업 역시 빠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 퇴직연금 중심축은 DC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DC형(IRP 포함) 적립금이 2014년 31조원에서 2024년 275조원으로 9배 가까이 급증하는 반면 DB형은 76조원에서 155조원으로 100%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퇴직연금을 도입할 중소기업은 DB형보다 DC형을 선호한다. DB형을 운영 중인 일부 기업들도 DB형 운영기준 강화로 인해 DC형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DC형 규모가 DB형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려는 기업과 근로자가 늘면서 투자상품 비중이 2014년 6%에서 2024년 30%로 확대될 전망이다.
 
DB형은 2014년 적립금 중 투자상품의 비중이 1%(1조원)에서 2024년 12%(19조원)로 증가하고 DC형과 IRP는 16%(5조원)에서 41%(114조원)로 늘어난다는 추정이다. DB형은 사외적립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투자상품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DC형, IRP의 위험자산 투자한도(40%→70%) 확대, 운용규제 완화, 대표 포트폴리오 도입으로 투자가 활성화된다는 예상이다.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으로 인해 노후준비에서 퇴직연금이 더욱 중요해지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정부, 기업, 퇴직연금사업자 등은 새로운 퇴직연금 시대에 적합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근로자들도 퇴직연금을 스스로 관리하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역량을 갖춰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퇴직연금이 빠진 노후준비를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퇴직연금의 양적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일산 KINTEX에서 열린 '대한민국소상공인 창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고용노동부 '찾아가는 퇴직연금 상담소'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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