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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스트리밍 서비스 강자 '넷플릭스', 맞춤 전략으로 아시아 공략
2015-11-18 13:28:30 2015-11-18 13:28:3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의 '거인'으로 불리는 넷플릭스가 아시아 시장 공략 첫 관문으로 일본을 선택했다. 이미 아시아 시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성공을 거뒀고, 내년 초 한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라 통신업계는 긴장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넷플릭스, 아시아 진출의 의미와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을 통한 비용 최소화 ▲데이터분석을 통한 인기 콘텐츠 제작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현지 사업자 제휴 등을 넥플릭스의 주요 전략으로 분석했다.
 
◇‘선택과 집중’ 통한 비용 최소화
 
넷플릭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필요이상의 콘텐츠를 공급하면 오히려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최소한의 인기 콘텐츠만 보유한다.
 
넷플릭스는 경쟁사인 아마존의 10% 수준인 8500여개 콘텐츠만 제공한다. 장르를 주제 및 소재별로 구분하고, 인기 콘텐츠 주제에는 더 많은 세부 주제로 분류한다. 그 결과 이용자의 절반이상이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영화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역량은 DVD를 렌털하던 10여년 전부터 쌓여왔다. 당시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모아 ‘시네매치’라는 독자적인 ‘추천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한 것이 시발점이다. 지금도 부정확한 콘텐츠 추천을 줄이기 위해 800명 이상의 개발자가 참여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뉴욕타임즈는 “그 누구도 넷플릭스보다 이용자의 취향을 더 잘 알 수 없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넷플릭스는 VOD 사업자들이 콘텐츠 가격을 올리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위기를 맞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VOD 사업자로부터 콘텐츠를 구입할 때의 효용과 유사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자체 제작이 더욱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고, 직접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 없었던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제작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것이 넷플릭스의 대표작인 ‘하우스오브카드’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1990년대 BBC의 미스터리 드라마를 선호한다는 것과,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경우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한 드라마나 데이비드 핀처감독이 제작한 드라마를 직접 찾아서 본다는 결과를 얻게됐다.
 
◇철저한 시장맞춤 전략…현지 사업자와 제휴도
 
넷플릭스가 진출국가마다 성공을 거뒀던 데는 진입 시장의 요금, 콘텐츠 수급 등을 따질 때 '현지맞춤형’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진입 시장의 유료방송가격, 해적사이트의 이용 정도 등을 고려해 월 요금을 책정한다. 특히 지난 9월 일본시장 진입시에 현지 유료방송 가격 대비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NHK의 수신료는 월 1200엔, IPTV의 월 평균 요금은 약 1500~2000엔 수준이었지만 넷플릭스는 베이직 상품을 650엔(약 6400원)으로 책정했다.
 
불법다운로드 비율이 높은 국가에 진입하는 경우에는 요금 인하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을 취했다. 효율적인 콘텐츠 서비스 구성을 위해 해당 국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해적사이트 분석을 통해 확인한 후 제공한다. 네덜란드 시장 진출 시에는 토렌트 트래픽 분석으로, ‘프리즌 브레이크’ 등 인기 콘텐츠 리스트를 확보한 사례가 있다.
 
또 현지의 미디어 사업자와 제휴를 추진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CATV 등 현지 유료방송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플랫폼에 채널을 보유하고 'Shop in Shop'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 진출 시에는 ▲영국 버진미디어 ▲스웨덴 콤헴 ▲덴마크 와우 등 유럽 CATV 및 통신사업자와 제휴했다. 일본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
 
◇"아시아 진출, 수익확보 위한 모험"
 
아시아 시장은 유사한 언어를 쓰는 유럽,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비해 공략이 쉽지않아 ‘모험’이 될 수 있다. 박현수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언어, 인터넷 인프라 부족 등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수익을 위한 모험에 나선 것“이라며 ”이렇다보니 대형 마켓인 중국과 인도 시장에 진출을 목표로 선정하고, 나름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돼 있는 일본, 싱가포르, 한국, 홍콩의 4개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로컬 콘텐츠의 의존도가 높아, 넷플릭스의 아시아의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제휴를 통한 특화된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아시아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중심으로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현지 방송사나 CP(Contents Provider)들과의 라이선스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아시아 시장의 유료방송 가격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기존의 넷플릭스 요금제에서 진화된 방식의 차별화된 요금제의 출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현지에서 이용자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 '워킹 데드'와 같은 인기 드라마가 아직 제공되고 있지 않으며 넷플릭스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1만6000명에 불과(10월초 기준)하다. 월 500엔에 제공되는 일본 최대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인 dTV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라베이스는 지난 8월 넷플릭스 이용자가 일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3600만명의 40%(약 14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넷플릭스 본사 전경. 사진/AP뉴시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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