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풍동 애니골 BI(BI·Brand Identity)는 순수 창작물이 아니라 외국 저작물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BI 개발업체로부터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고양시가 BI 제작 의뢰 계약금을 돌려달라며 BI 제작업체인 S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BI 관련 사업실시 입찰공고에 첨부된 제안지침서에는 '제안업체는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순수창작품으로 제안해야 하며, 이를 위반 제추해 당선됐으나 이후 위·모작으로 밝혀질 경우 당선 취소는 물론 민, 형사상 모든 법적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가 제작한 BI 중 직접 제작한 문자 부분 외 도안부분은 상업적 용도로도 사용이 허용되어 있는 외국 저작물을 그대로 사용했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 BI는 외국 저작물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채 문자부분을 조합한 것에 불과해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BI를 제안지침서상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순수창작품에 행당한다고 보고 BI 제작계약이 기망에 의해 체결된 것이라는 원고 주장을 배척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고양시는 2009년 10월 일산 동구 풍동애니골 지역을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개발하면서 지역 특성을 알리는 BI 제작을 2억9800만원에 입찰 공고했다. 이에 응찰한 S사는 같은 해 12월 단풍나무 모양과 함께 문자를 도안한 BI를 제안했고, 제작사로 지정된 후 BI와 조성물 등을 제작 제공했다.
그러나 이후 S사의 BI가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차용해 그 아래에 ‘풍동애니골, savor, enjoy'라는 글자만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고양시가 계약 위반이라며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S사는 "BI는 워드디자인을 추가해 제작한 2차적 저작물로서 독립적인 저작물에 해당되는 순수창작품으로 계약위반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이에 고양시가 S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고양시의 주장을 받아들여 S사에게 이미 지급 받은 3700여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으나 2심은 S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고양시가 상고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