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피싱사기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지급정지제도 도입, 지연인출시간 확대 등의 예방 대책이 약발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서민 생계자금을 가로채는 대출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지급정지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범죄가 꾸준히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출사기 피해자수는 5689명으로, 피싱사기 피해자수(2758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사기외 피싱사기는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월평균 피해자수가 각각 1711명, 1707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피싱과 대출사기는 감소세에서 속도차가 나고 있다. 피싱사기 월평균 피해자수는 지난 7월 1169명을 기록한 뒤 8월에는 69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감소세는 매달 이어져 10월에는 287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넉달 만에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대출사기 피해자는 7월에 1800명에서 10월 913명으로 반토막이 나는 데 그쳤다.
출처/금융감독원
피해액도 대출사기가 피싱사기 피해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피싱사기와 대출사기의 월평균 피해액은 각각 165억원, 9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피시사기와 대출사기 피해액이 각각 35억원, 51억원으로 집계됐다. 넉 달 새 피싱사기가 79% 감소한 반면 대출사기는 47% 줄어드는 데 그친 것이다.
대출사기가 피싱사기에 비해 감소세가 더딘 것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범행대상의 타깃이 되고 있어서다. 사기범이 대출실행을 거짓으로 약속함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피해발생을 인지하는 시점이 늦고, 신속한 지급정지가 곤란하다는 취약점을 틈타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피싱사기는 신속지급정지제도 도입, 지연인출시간 확대 등을 통해 피싱사이트, 파밍 등의 기술범죄가 차단된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그놈 목소리' 공개를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 점도 관련 범죄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김용실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팀장은 "금융회사, 공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통장(카드)를 요구하거나 금전을 송금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며 "대출사기를 당했을 경우 경찰청이나 금융회사 콜센터에 신고해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환급금 반환을 신청할 것"을 조언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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