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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에서 틱' 소리 들리면 턱관절 장애 의심해야
5년만에 환자수 38% 증가…방치하면 관절염 유발 할 수도
2015-11-18 08:32:12 2015-11-18 08:32:12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또는 턱을 좌우로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턱관절 장애를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정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턱관절 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33만8800여명으로 2010년(24만4700여명) 대비 38.5% 증가했다.
 
턱관절은 말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아래턱을 위 머리 뼈에 연결해 주는 관절이다. 입을 벌릴 때 바깥쪽으로 툭 튀어나오 듯 앞쪽으로 크게 움직인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고, 턱을 좌우로 또는 앞으로 움직이게 한다. 특히 음식물을 씹을 때 지렛목의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관절이다. 턱관절은 아래턱뼈, 머리뼈, 그 사이의 관절원판(디스크), 인대, 주위근육 등으로 이뤄져 있다.
 
턱관절 장애는 이런 턱관절 자체나 턱관절을 움직이는 근육과 인대 등 턱관절 조직의 손상이나 기능장애를 포괄하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들로는 씹거나 입을 벌릴 때 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통증이 있거나 입을 벌리거나 다물기 힘든 경우도 턱관절 장애에 해당한다. 초기에는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을 좌우로 움직일 때 귀 앞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리가 사라졌다가 얼마 후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계속 발전해 2기가 되면 입을 벌릴 때 관절원판(디스크)이 걸려 입이 잘 벌어지지 않게 된다. 3기가 되면 턱을 옆으로 틀어 입을 벌려도 걸려 있는 관절원판을 피할 수 없어 입을 벌릴 수가 없게 된다. 대개 아침에 자고 일어나 보면 입이 벌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오랜 기간동안 지속되면 4기로 악화돼 골관절염이 발생하게 된다. 1~3기가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입이 안 벌어지기도 하는 경우도 많다. 머리, 목, 어깨에 근육 통증이나 만성 두통도 동반될 수 있다.
 
턱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무조건 턱관절 장애는 아니다.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25% 정도에 달한다. 그러나 턱관절 장애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전체 인구의 5~7% 정도라는 게 이정윤 교수의 설명이다. 관절 내 종양이나 물주머니가 생겼거나, 관절 주변 근육이나 뼈 속에 감염 등을 턱관절 장애로 오인하는 사람이 적잖다.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외상, 이빨 교합 부조화, 나쁜 치아 습관, 심리적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선천적으로 턱관절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턱관절 장애가 의심되면 병력조사, 진찰, 검사를 거쳐 진단하게 된다. 환자의 턱관절 장애의 진전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의 기본은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여러 가지 행동 교정이다. 나쁜 자세, 이갈이, 이악물기, 입술, 손톱 물어뜯기, 편측저작, 껌 씹기, 턱고이는 습관, 뺨을 깨물고 있는 습관,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계속 움직이는 습관 등을 피해야 한다. 이러한 습관들은 턱관절 장애를 진행시키고, 두경부 근육을 피로하게 만들어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는 두경부 근육을 지속적으로 수축시켜 턱관절 장애를 야기하기도 한다.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과 함께 약물요법, 교합안정장치와 같은 치료법도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악관절가동술, 관절 내 주사, 이온 삼투요법, 바이오피드백, 발통점에 대한 주사 등이 사용될 수 있다. 교합안정장치 치료 후 교합조정, 보철 및 교정치료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은 교합안정장치다. 교합안정장치는 의치와 유사한 장치로서 턱관절, 근육, 치아를 보호하고 턱관절과 교합을 안정시킨다. 수개월동안 주기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법이 효과가 없거나 관절의 연조직과 경조직에 구조적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관절경수술 및 관절성형수술 등 외과적 치료법을 받게 된다.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는 전체 환자의 5%이내다.
 
턱관절 장애 중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할 증상 중 하나가 관절뼈의 손상으로 인한 관절염이다. 환자들이 내원했을 때 약 20% 정도는 관절뼈의 손상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다. 관절염이 확인되면 최대한 뼈의 손상량을 줄이고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정윤 교수는 "턱관절 장애의 치료는 미리 예방하거나 초기에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턱관절 장애의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가 이를 피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턱에서 소리가 나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으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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