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맞은 농민 1명 위독…경찰 '과잉진압' 책임 불가피
얼굴 맞아 쓰러졌는데도 계속 사격…뇌출혈 등 4시간 수술
법무부 장관 "이석기 석방 구호 등장, 끝까지 추적 엄벌"
2015-11-15 16:00:00 2015-11-15 18:55:39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집회 당일 시위대와 충돌이 시작되자 캡사이신 등을 섞은 물대포를 시위대를 향해 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참가자 백모씨(69)가 얼굴 부위에 물을 정면으로 맞고 쓰러졌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은 백씨가 쓰러진 뒤에도 15~20초간 백씨를 향해 물을 계속 뿌렸다. 백씨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집회 참가자들도 물대포에 맞아 균형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입과 코에서 출혈을 일으킨 백씨는 집회 참가자들에 의해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돼 4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상태다. 백씨는 물대포에 맞은 충격으로 뇌진탕과 뇌출혈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안구에도 심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사건 직후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연락해 "경찰 진압방식의 폭력성이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항의하고 즉각 과잉·폭력적 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같은 당 김성수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평화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집회와 시위에 쇠파이프와 밧줄이 등장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불통 박근혜 정권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15일 현안브리핑에서 "어제 불법폭력집회에서는 국정원 해체, 이석기 석방 등 정치적 구호까지 등장했다고 한다"며 "상습적인 반정부 시위단체와 이적단체가 포함된 집회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선동자와 불법폭력행위 가담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관계 당국에 촉구했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이날 긴급 담화문을 내고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를 최대한 보장했지만 일부시위대는 쇠파이프, 밧줄 등 불법 시위용품을 미리 준비하고 예정된 집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폭력시위에 돌입했다"며 "심지어, 대한민국의 적화를 바랬던 구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주장이 나왔고, 자유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 했던 주범인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는 법질서와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으로, ‘불법필벌’의 원칙에 따라 빠짐없이, 신속하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53개 단체 소속 회원 등 13만명(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추산, 경찰추산 6만8000명)이 참석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규모다.
 
경찰은 불법시위 가담자 51명을 연행했으며 고등학생 2명을 제외한 49명을 입건했다. 경찰과의 충돌로 부상을 입은 집회 참석자는 병원으로 후송된 인원만 29명이다. 이들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눈과 얼굴에 부상을 입었다. 경찰도 피해를 봤다. 경찰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차량 50여대가 파손됐다.
 
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직사로 맞아 생명이 위독한 농민 참가자 백 모씨의 상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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