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실 많은 '분리발주' 개선 시급
공기 맞추기 어렵고 하자 발생 시 책임소재도 불분명
입력 : 2015-11-15 11:00:00 수정 : 2015-11-15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서 분리발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직접 공사를 실시하는 업체가 제각각이다 보니 시공사가 전체 공사일정을 맞추기 어려운데다 부실시공이나 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를 가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건설업의 체질개선을 요구하면서 정작 제도나 정책 등 지원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리발주제란 공공공사에서 관련 법률에 따라 원도급 업체를 거치지 않고 일부 공정을 분리해 따로 발주하는 방식이다. 전기와 통신, 소방 등은 각각 전기공사업법, 소방통신공사업법 등에 따라 분리발주를 의무화 하고있다. 전문공종이 총 공사금액의 5% 이상 되는 경우도 분리발주가 가능하다. 대체로 토공과 철콘, 비계구조공사업이 분리발주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분리발주된 공종끼리 협력체계 구축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공사 진행시기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 완공 일정 지체 시 시공사가 모든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해 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공종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다른 공사들이 진행되기 어려운데 이런 문제가 발생해도 제 때 대체업체를 투입하기 어려워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실시공이나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문제도 있다. 가령 누수 현상이 발생했을 때 그와 관련된 설비, 배관, 골조 중 어느 공종에서 원인이 있는 지 찾기 어렵고, 원인 규명이 어렵다 보니 결국은 원도급사가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분리발주제를 통해 하청 다단계를 방지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간공사 현장에서는 공공공사에서 벌어지는 문제들로 인해 대부분 분리발주를 도입하고 있지 않고, 분리발주를 도입해도 재하도급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견 건설사 현장 소장 A씨는 "전체 공사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 현장에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안전에 대한 통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분리발주를 통해 일감을 수주하는 전문건설업체 중 기술 인력은 없고 관리만 하는 페이퍼 컴퍼니도 많다"며 "원도급사가 하도급을 주는 편이 전체 일정을 맞추거나 비용을 줄이는 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건설사 현장 소장 B씨는 "분리발주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공사를 발주하는 공공기관이 직접 관리감독, 계약, 하자보수까지 관여해야 한다"며 "지금은 모든 책임을 시공사에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서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렵고 하자 발생 시 책임소재도 불분명한 분리발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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