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택금융공사에 대한 자본 건전성 규제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8%에서 '핵심자본비율 6%'로 바꿨다. 지난 2004년 은행 수준의 자본 건전성 규제를 적용한 지 11년 만이다. 이는 올 초 급증한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한국주택금융공사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지난 9월30일부터 소급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출시한 안심전환대출이 32조원 규모나 발생해 주금공의 건전성 유지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마련됐다.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고정금리에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는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비교적 싼 이자로 내놓은 상품이다.
개정이 마련된 배경은 이렇다. 주금공은 은행에서 이뤄진 주택담보대출과 관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 유동화 작업을 한다. MBS에 대한 지급보증을 주금공이 하므로 안심전환대출이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하면 공사의 건전성에 부담이 된다. 실제로 주금공의 BIS 비율은 2014년 10.18%에서 올 1분기 9.72%, 2분기 7.58%로 급락했다.
또한 주금공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려면 정부로부터 추가 출자받아야 하므로 이는 역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를 정부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3년 무렵부터 주금공의 유동화 공급이 증가하자 정부는 2014년 2월에 '가계부채 구조개선촉진방안'을 발표하면서 BIS 비율 6%까지는 경영개선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조차도 무너질 우려가 커지자 이번에 개정안을 시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금공 내부 관계자는 "이번에 개정을 안해 BIS 비율이 더 떨어지면 금융위가 주금공에 대한 경영개선조치를 취할지 판단해야 했다"며 "그러나 규정이 공기업에 맞지 않게 시중은행의 경우처럼 돼 있는 등 불합리한 점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주금공에 그동안 적용된 BIS 비율은 국제업무 수행·영리추구 목적의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였는데, 국내 주택금융업무를 하는 주금공의 기능과 적합하지 않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주금공이 청산 절차에 처하더라도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게 되어 있어, 은행 등이 청산을 대비해 적립하는 보완자본이 불필요하다는 점도 새로운 핵심자본비율에 반영했다.
이 경우 핵심자본비율을 4.5%만 유지해도 되지만, 법이 주금공이 '지급보증배수'를 유지하도록 규정(주금공은 자기자본 1조7000억원의 50배까지 지급보증)하고 있어 사전 감독과정에서 문제를 탐지할 수 있도록 핵심자본비율을 6%로 정했다.
금융위는 주금공의 핵심자본비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영개선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핵심자본비율이 6%쯤 되면 배수의 48%까지 차는 수준이라 보수적인 규제"라며 "BIS 비율을 맞추려면 주금공이 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투자받아야 하므로 국민 부담을 줄이는 한편, 건전성 문제 발생에 앞서 개정안을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지난 3월 한 은행에서 안심전환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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