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은행권, 2분기 실적 선방했지만…
신한·하나·기업銀, 나름 '선방'..우리·외환도 양호할 듯
NIM 하락..구조조정 부담 '여전'
2009-08-02 13:43:23 2009-08-02 15:33:10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은행들이 속속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실적이 1분기에 비해 상당히 호전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은 이번주 실적발표가 예정된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역시 1분기보다 나은 성적표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세가 여전하고,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위험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 신한지주•기업銀 '어닝 서프라이즈!'

 

2일 현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신한지주는 2분기 43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분기에 기록한 1181억원보다 272.2% 순익이 늘었다. 당초 시장은 최소 2000억원에서 최대 3500억원 가량의 순익을 예상했지만, 신한지주의 순익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은 202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1분기 부진에서 탈출했고,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한 비은행부문의 선전도 돋보였다.

 

신한금융은 "은행 부문에서 자산 리프라이싱(가격 재평가)을 통해 시장금리 급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추가하락을 최소화했고, 비이자영업 호조세와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판매관리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실적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의 분전이 돋보인다. 기업은행의 2분기 순익은 2133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무려 345.3%나 급증했다.

 

이자부문이익이 전분기보다 3.2%증가한 8462억원을 기록했고, 총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개선됐다.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것도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전입액 추이가 지난 3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고, 신규발생 연체 규모가 축소된 점 등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하나 '선방', KB '실망'..우리•외환은 양호할 듯

 

하나금융지주는 2분기에 196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 분기 3250억원 적자에서 탈출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그동안 발목을 잡던 태산LCD발(發) 악재에서 탈출한 영향이 컸다. 올 1분기에 쌓아둔 태산LCD 관련 대손충당금이 다시 환입된 것이 실적개선에 보탬이 됐다.

 

주력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순익은 1698억원으로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출연체율은 지난 6월말 현재 1.07%로 1분기 말에 비해 0.30%포인트 낮아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는 파생상품 위험이 줄어들고, 우량 대출자산이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KB금융지주의 2분기 순익은 1100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 기록한 2380억원의 반토막 수준에 머물렀다. 수익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의 순익은 227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43.1% 증가했지만, 은행의 일회성이익 1282억원이 지주회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시장은 KB지주의 이같은 실적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4일과 5일 각각 실적발표가 예정된 우리금융과 외환은행도 각각 2000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NIM 하락세 여전..구조조정도 부담

 

이처럼 은행권 실적이 2분기 들어 다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특히 각 은행들의 NIM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수익성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이미 실적을 발표한 3개 금융지주사의 NIM은 모두 하락했다. 신한카드를 포함한 신한지주의 NIM은 2.77%로 전 분기에 비해 0.12%포인트 하락했고,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0.17%포인트 낮아진 1.43%를 기록했다. 가장 실적이 안 좋은 KB금융의 NIM은 무려 0.54% 하락한 2.16%에 그쳤다.

 

그나마 대출건전성이 소폭 회복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6월말 현재 하나은행의 대출연체율은 1.07%로 1분기에 비해 0.30%포인트 낮아졌고, 신한지주 역시 0.01%포인트 하락한 0.89%를 기록했다. KB금융의 경우 기업대출 연체율이 0.27%포인트 하락하며 0.99%로 집계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모두 개선되며 자본건전성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릴 것 없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란 점은 은행권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주채권은행들은 올해 초 건설, 조선사를 시작으로 대기업그룹, 개별 대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신용위험평가가 병행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금융감독당국은 현재 1.50%수준인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을 올해 말까지 1%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쏟아지는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하지 않을 경우 은행의 건전성이 또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각 시중은행들은 이달 안에 금융감독원에 감축계획안을 제출한 뒤 조만간 자체적인 부실채권 정리작업에 나서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부실채권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기업구조조정 상황과 경기회복 속도, 세계 주요국가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권의 잠재적인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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