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불완전판매와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 행위를 할 경우 영업정지 조치 등 강화된 제재를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보험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금감원은 9일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고 사후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 감독·검사·제재 운영방향'의 세부 추진계획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보험상품·가격 사전 불개입 ▲보험산업 건전성 확보 ▲보험 소비자 권익침해 행위 엄단 등을 3대 기조로 삼았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험상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외형 확대에만 주력하고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 영업정지와 보험 소비자의 경제적 손실도 보상토록 하는 등 엄정 제재할 방침이다.
이 방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부과 위주로 조치했던 불완전판매와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 행위에 대해서는 보험사에 대한 기관 경고·주의 조치를 추가하는 방안을 금융위에 건의키로 했다. 기관 경고를 받으면 일정 기간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수 없어 신규 사업 진출에 제한을 받게 된다. 소비자 피해 규모가 중대하고 내부통제가 심각하게 부실한 경우 영업정지까지 조치할 예정이다.
위법·부당 행위에 대한 과징금 규모도 앞으로 3~5배 높일 계획이다. 가령 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불완전판매로 보험사가 1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인 경우 지금은 과징금이 1억4000만원이지만 앞으로는 이보다 30% 많은 1억8000만원이 부과된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현행 보험업법에 따른 과징금은 보험사 수입 보험료의 20% 한도인데, 보험업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법규상 최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라며 "법 개정으로 과징금 한도가 바뀌면 현재보다 3~5배 과징금 부과 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대리점과 설계사의 불완전 판매 행위에 대해서는 보험계약 건별로 과태료를 합산 부과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다수의 불완전판매를 해도 한 건의 과태료를 1000만원 한도로 부과했으나, 앞으로는 위반 건별로 1억원 한도에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설명이다. 10건의 위반 행위에 대한 과태료가 건당 700만원이라면 총 과태료는 7000만원이 된다. 위반 행위에 책임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문책·감봉 등 중징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보험상품과 가격에 대해서는 법이 의무화한 사항 외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을 방침을 확고히 했다. 금감원 임직원이 이에 부당하게 간여하면 인사조치키로 했다. 이처럼 사전 규제를 완화하고 사후 감독을 강화함에 따라 금감원은 보험상품 사전심의 인력과 조직은 축소하고, 사후 감시 조직과 인력은 확대할 구상이다.
이와 함께 보험사의 자산운용 한도 폐지 등에 따른 자산운용 리스크(위험) 확대를 예방하기 위해 동일인 유가증권 투자 등에 대한 자산집중 리스크를 측정해 요구자본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표준이율 폐지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보험 계약간 결손·잉여 상계의 단계적 금지, 부채적정성평가(LAT) 할인율 현실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앞으로 금감원은 시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되,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확고히 정립함으로써, 법규 위반 행위를 철저히 차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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