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이후 남북관계, 민간교류가 이끌 듯
양측 모두 관계개선 말하지만…당국간 교류는 낙관 힘들어
2015-10-25 10:10:42 2015-10-25 10:10:42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6일 마무리되면서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러 분야에서 펼쳐지는 민간교류가 남북관계의 악화를 막으며 관계를 끌고 갈 것이라고 보면서도, 당국간 관계가 기대만큼 빨리 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북 당국이 겉으로 드러내는 입장은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한 특강에서 8·25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핵심 합의사항인 당국회담에 대해 “의제와 수준 등은 결국 북측과 만나서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있으며, 그 회담을 위한 사전접촉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홍 장관은 전날 다른 특강에서도 당국회담에 큰 진전이 없다면서도 “민간교류와 이산 상봉이 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당국 교류에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리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상봉 행사 환영만찬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려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번 상봉은 지난 8월에 극적으로 타결된 남북 합의의 성과적 이행을 위한 첫 걸음으로서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이룩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22일 논평에서 "(8·25)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관계 개선의 새로운 장을 펼치려는 공화국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중국을 향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지난 9일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과의 회담에서 ‘남북이 서로 진정성을 갖고 대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남북대화와 긴장 완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남·북 당국의 이같은 말들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식의 구두선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회담을 제대로 해보자는 진정성은 없으면서도 8·25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데 대한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던지는 공허한 말이라는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특히 남측의 적극성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22일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고 원칙을 지킨 결과 북한이 결국 따랐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그런 태도라면 8·25합의에 입각한 당국회담을 남측이 적극 제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남측이 그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설령 먼저 북측에 회담을 제의해 성사시키더라도 대화가 진전될 공산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남북관계가 8·25합의 이전으로 회귀하는 상황을 막고 있는 것은 민간교류다. 10월 들어 종교계·역사학계의 교류 행사와 겨레말큰사전 관련 회의가 개성과 금강산 등지에서 열렸다. 노동자 단체들은 오는 28~31일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열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민간교류가 남북관계를 잘 지탱해줄 경우 결국은 당국관계의 촉진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산가족 상봉 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지난 22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앞에서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북측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금강산=공동취재단,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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