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수주전, 아직은 대형사만의 리그
시장, 메이저 브랜드 선호…중견사들 리스크 감당하긴 역부족
입력 : 2015-10-22 16:43:46 수정 : 2015-10-22 16:43:46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아무래도 브랜드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조합원들이 메이저 브랜드를 선호하는 거죠. 또 대형사가 시공한다는 품질·기술적인 측면과 도시정비사업을 끌고 갈 수 있는 재무적 여력, 영업능력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대형건설사 A사 관계자)
 
올 들어 주요 중견건설사들이 진출하면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여전히 대형건설사들의 파워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시장에서 GS건설(006360)은 정비사업시장에서 보기 드문 1조원대 부산 동래구 복산1구역(1조1392억원) 사업 등 22건 총 6조857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자이' 인지도를 바탕으로 역량을 집중, 중견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압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아가 연말 진행되는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사업마저 수주, 올해 정비사업시장의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산업(012630)개발은 빠른 사업진행으로 업계 관심이 높았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등 총 2조5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239억원)에 비해 84%가량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까지 이렇다 할 수주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대림산업(000210)은 경기도 내 최대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성남시 상대원2구역(8390억원) 등 9개 사업 총 1조7140억원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부산 남구 대연3구역(3692억원) 등 총 1조3684억원을 수주했다. 대연3구역은 앞서 공급된 대연2구역 등과 함께 6000여가구 규모의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법무타운 조성 등으로 미래가치가 높은 경기 의왕시 부곡가구역(2850억원) 등 총 1조1726억원을 수주,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해외사업 여건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국내 주택경기 회복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다시금 정비사업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최근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완화되면서 사업여건이 좋아진 점도 업체들이 정비사업 수주시장으로 뛰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다보니 조합 입장에서도 서울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공급량이 늘어나 중견사들도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인데, 업계에서는 아직 정비사업시장에서 한 축을 도맡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그나마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로 꼽히는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의 실적이 눈에 띈다. 반도건설의 경우 올해만 총 4건의 정비사업을 수주, 총 7059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 건설 관계자는 "2012년부터 도시정비사업팀을 꾸려 양질의 사업지 발굴을 준비해 왔다"며 "'신도시 강자'로 쌓아온 노하우가 담긴 특화설계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3월 광주 동구 계림8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면서 창사 이래 첫 정비사업을 따냈다. 이어 7월에는 경기 광명시 광명10R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수도권 진출까지 이뤄냈다. 호반 측은 "몇 해 전부터 준비해오던 결실이 나왔다"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우미건설은 9월 3000억원 규모의 강원 춘천시 후평동 제3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2009년 경기 의왕시 내손동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지 6년 만에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아이에스동서(010780)는 3월 부산 영도구 봉래1구역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재개발 사업에 진출했으며 금성백조주택도 1981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경남 사천시 동금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름 값'이 모자라는 것은 물론, 리스크가 많은 정비사업에서 대형사만큼의 재무구조나 인적자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는 분석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중견사들이 대형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있었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약했다고 본다"며 "서울 강남과 같은 지역에는 중견사가 단독으로 진출하기에는 아직까지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판단했다.
 
대형사 B사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메이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게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지만, '규모의 경제'라고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자재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보다 많은 선택지가 있고 대량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발생하는 가격경쟁력도 있고 대형사의 영업능력도 무시 못 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중견사 C사 관계자 역시 "정비사업은 단순히 땅을 매입해서 분양하고 끝인 사업이 아니라 조합원 간의 갈등, 조합원과 시공사 간의 갈등도 있고 추진 과정도 길어 리스크가 산재된 사업"이라며 "때문에 투입되는 인력이나 자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중견건설사들이 뛰어들고는 있지만, 아직은 대형사들만의 리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그래픽디자이너 최원식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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