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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연예인 몸값 남녀 차별은 정당한가
2015-10-18 14:01:00 2015-10-18 14:01:00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국제연합(UN)의 ‘세계인권선언’은 성별(性別) 차별 금지를 선언하고 있고, 거의 모든 국가의 ‘헌법’도 ‘모든 사람은 성별(性別)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성적 차별의 피해자는 대개 여성이라는 점에서 결국 이런 성차별 금지는 남성에 비해 여성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약속’이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결과적 측면에서 성적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한 성적 차별이 일어나는 분야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들 수 있다. 스포츠에선 대회 출전료와 성적에 따른 상금에 있어서 남성 선수가 여성 선수보다 더 많이 받는다.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출연료와 모델료도 동급의 남성 연예인이 여성 연예인보다 더 후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프로골프의 경우 우리나라는 남성에 비해 여성선수들의 상금액이 더 많지만 외국의 경우, PGA 대회에서 남성 선수들이 받는 상금액이 LPGA 대회에서 여성 선수들이 받는 상금액보다 많다. 그런데 PGA와 LPGA는 다른 단체이고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PGA 대회가 LPGA 대회보다 커 스폰서의 금전적 지원이 PGA에 유리한 점에 비추어 이러한 남녀 차별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하나의 단체가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남녀 대회를 개최하는데 남녀 선수의 상금 규모에 차별이 있는 것은 다분히 문제가 있다. 프로테니스의 경우에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윔블던챔피언십, US오픈,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등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남성 선수가 여성 선수보다 더 많은 상금을 받았지만 성적 차별 논란으로 이제는 동일한 상금이 지급된다.
 
방송·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공식·비공식적으로 연예인에 대한 등급을 매기고 있다. 나이, 인기도 등을 고려한 등급에 따라 책정된 방송·출연료와 광고 모델료를 기준으로 출연·광고 계약이 맺어지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대와 등급이지만 남성 연예인이 여성 연예인보다 ‘단가’가 더 높다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비중이나 출연시간도 비슷한데 남성 연예인이 여성 연예인보다 출연료나 러닝개런티가 더 많은 경우도 있으니 여성 연예인 측에서는 성차별이라고 생각할 법하다.
 
그런데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이와 같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성차별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프로스포츠 선수나 가수·배우와 같은 직업 연예인은 소비자인 대중의 관심과 인기 정도에 따라 ‘몸값’이 정해진다. 다만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몸값이 더 높은 사실을 볼 때 그 원인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업계에 ‘남성 편향’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가 존재해서인지 논란거리가 될 순 있을 것이다. 또한 연예산업에서 스타 몸값 책정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인 노동법 대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미국에선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공정임금법(Fair Pay Act) 시행과 함께 연예산업에 있어서 남녀 출연료의 차별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일 분야 유사 노동에 대해선 같은 임금을 주도록 한 법의 규정에 따라 그간 출연료에 있어서 ‘차별’을 받아온 여성 출연자 측이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한다. 이 법 시행이 우리 연예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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