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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다극화되는 세계경제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다극화되는 세계지배구조, 각국 보호주의 심화에도 대비를
존재감 잃어가는 IMF, 의결권 재조정으로 정통성 확보해야
무력화된 WTO, 새로운 통합다자무역질서 구축 필요
2015-10-12 10:16:19 2015-10-12 10:16:19
세계경제의 세력판도가 다극화 되면서 세계 경기전망에도 갖가지 변수들이 등장, 불확실성의 시대를 엮어가고 있다. 종래 미국중심의 브레튼우즈 체제가 무너지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부상으로 세계경제의 지배구조 역시 다극화되는 양상이다.
 
각국의 금융, 무역정책과 개발정책이 획일적인 단일가치를 강요받지 않고 재량적 주권을 행사하는 여지가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국이익우선의 보호주의 강화 기미도 엿보인다.
 
세계금융안정의 중심역할을 해 온 국제통화기금(IMF)은 G20, FSB(Financial Stability Board)등 새로운 기구의 등장으로 주도권이 약화되고 있다. 세계자유무역질서를 이끌어 온 세계무역기구(WTO)는 도하개발의제(DDA) 협상을 15년째 타결시키지 못하면서 그 존재의의마저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다극화가 세계경제 지배구조의 강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분열로 귀결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더구나 최근의 세계경제는 금융부문의 혼란으로 장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경제의 지배구조의 변화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이경태 박사(Korea Observer 편집주간, 전 산업연구원장)와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의 진단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이경태 박사에 따르면 국경간 자본이동의 자유화는 기업과 투자자가 낮은 비용으로 소요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시켜서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 왔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대규모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유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금융위기의 발생빈도를 늘리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IMF는 1990년대 초의 중남미 외환위기와 1990년대 말의 아시아 외환위기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향유했다. 구제금융 제공을 대가로 거시적 긴축정책과 미시적 구조개혁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그 배경에는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전파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있었다.
 
그렇지만 2008년 미국을 진원지로 하는 금융위기, 2011년 유로지역의 재정위기가 발생했으나 이들은 본원통화를 발행하는 힘을 가져 IMF 구제금융에 목을 맬 필요가 없었고 독자적인 경기부양책을 구사할 수 있었다. 이것이 이번 세계금융위기 수습과정에서 IMF의 존재감이 미약했던 이유다. 선진국들은 자기들의 금융주권을 IMF에 양보하지 않고 직접 행사하기를 선호했던 것이다.
 
IMF는 신흥개도국들로 부터도 경원시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이후에 신흥개도국들은 IMF의 지원을 거부하고 다른 국가와의 통화스왑 등을 통해 금융안정을 시도했다. IMF 구제금융이 곧바로 부실국가로 강등되는 낙인효과를 싫어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금융위기당시에 겪었던 좋지 않은 기억이 작용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IMF가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국제금융질서를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행 미국 등 서구 국가 중심인 의결권 재조정으로 정통성을 확보하고 선진국과 신흥개도국들의 경제여건에 적합한 정책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주도한 WTO의 경우 2001년 출범한 다자간 무역자유화협상인 도하개발의제(DDA) 타결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 더욱이 세계금융위기이후에 각국정부가 음성적인 보호무역조치를 남발하고 있음에도 WTO의 분쟁해결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WTO를 대신하여 세계무역자유화를 견인하는 기능은 FTA로 대표되는 소수국가간의 특혜적 무역협정으로 넘겨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지역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미국과 EU간의 범대서양 무역투자 동반자협정(TTIP)등 거대지역 무역자유화협상이 진행 중에 있어 WTO의 위상은 더욱 초라해 지고 있다.
 
그러나 WTO는 세계자유무역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불가결한 기구이기 때문에 그 부활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만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거대지역 자유무역협정들이 마무리 되면 이들을 통합해 새로운 다자무역질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WTO 부활의 한 방안이 될 것이다.
 
국가미래연구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우측 하단)이 지난 4월 18일(미국 현지시각) 워싱턴 IMF에서 열린 IMFC회의에 참석, 각국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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