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에도 구름 걷히고 순풍 부려나
남·북한 태도 ‘순화’ 감지돼…이산상봉 후 당국회담 성사될까
2015-10-11 10:02:42 2015-10-11 10:02:42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자는 중국의 요청에 공감을 표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의 전개 양상도 주목된다. 8·25 남북 고위급합의에 따라 오는 20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나아가 당국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지 등이 구체적인 관심사다.
 
9월 말까지의 북한 태도에는 이산가족 상봉이 약속대로 될 수 있을지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징후들이 있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거론하며 “이산가족 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경고했고,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문제를 비난하면서도 상봉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던 기류가 바뀐 것은 지난 5일 무렵이었다. 이날 북한은 그간 자신들이 억류해온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 주원문씨를 남측으로 내려 보내겠다고 전격 통보했다. 또 이날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들의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를 교환했고, 이어 8일에는 상봉 대상자 최종 명단을 주고받았다. 상봉 실무 작업은 남·북이 약속한 그대로 진행된 것이다.
 
10월 들어 이어진 민간교류도 남·북의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줬고, 그 호전을 이끌었다. 남·북의 종교계와 노동계가 만나 교류 사업을 추진키로 한 데 이어, 역사학자들은 오는 13일부터 개성 만월대 출토 유물 전시회를 서울과 개성에서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회의'도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려 남북의 언어학자들이 만난다. 민간교류에 대한 남·북 당국의 태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남·북이 당국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상황이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8·25합의 항목 중 하나인 남북 당국회담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전에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하며 "8·25합의의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9일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을 만나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10일 평양발 기사로 전했다. 북한의 권력 실세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도 같은 날 류 상무위원을 따로 만나 ‘남북이 서로 진정성을 갖고 대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며 ‘북한은 남북대화와 긴장완화 프로세스를 지속 추진하며 북한의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순풍을 탄 듯 보이는 남북관계에 갑작스런 돌풍으로 작용할 사안들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 대북 전단이 대표적인 쟁점이다.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9일 밤 경기도 김포시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맞춰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 30만장을 살포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재들이 돌출돼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지 않게 하려면 정부가 전단 살포를 일시적으로라도 중단시키는 등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적십자사 직원들이 북에서 온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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