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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유통대기업만 배불리는 관제 행사"
새정치 을지로위원회 "유통구조 미국과 달라 납품·입점 업체, 골목상권 모두 피해"
2015-10-08 18:12:10 2015-10-08 18:12:10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내수 살리기와 거리가 멀고 유통 대기업만 배불려주는 '관제' 할인 행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8일 국회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생색내고 대기업만 돈을 버는 것이 블랙프라이데이의 실상"이라며 "들러리로 전락한 중소 상인들은 물건값이 깎이고 매출이 줄면서 피해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은 "소비자와 상인이 축제처럼 지내는 미국과 달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부족한 준비 탓에 관제 할인 행사로 변질되고 있다"며 "현장과의 대화도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반대하는 건 대형 유통업체의 계약 구조가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는 직접 구매한 물건을 판다. 재고가 쌓이면 블랙프라이데이로 남은 물건을 싼 가격에 처리하고, 소비자들은 그만큼 이익을 본다. 하지만 한국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직구매를 하지 않고 입점업체 수수료를 받아 운영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수수료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을지로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나 직접 파는 상인들은 이득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의무적으로 싸게 팔면서 피해를 본다"며 "주변 골목상권과 재래시장도 손님이 끊기면서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인태연 상임대표도 "블랙프라이데이로 이익을 내는 곳은 대형 유통 재벌뿐"이라며 "정작 소비자들도 할인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블랙프라이데이의 본질은 정부와 재벌의 '유통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개최 기념 골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찾은 시민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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