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김무성은 안 된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2015-10-01 15:53:31 2015-10-01 15:53:31
 새누리당에선 ‘친박 맏형’ 서청원, ‘친박 핵심’ 윤상현, ‘충청 신친박’ 김태흠 등이 청와대에선 ‘핵심 관계자’ ‘고위관계자’ ‘관계자’들이 김무성 대표를 매몰차게 몰아붙이고 있다.
 
실리를 명분으로 포장하고 명분을 실리로 뒷받침하는 것이 정치기 마련이지만 김무성 공격에선 최소한의 명분도 잘 보이지 않는다.
 
‘마음대로냐 야당과 합의했냐, 월권이냐’는 비판에 부딪힌 김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합의하기 전 관련 사항을 청와대와 의논했다"며 “상의했지만 찬성, 반대 등 의사는 듣지 못했고, 이러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내가 전개할려고 한다고 상의했다”고 밝히기 까지 했다.
 
기시감이 든다. ‘누구 마음대로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하고 합의했냐’는 청와대와 친박의 공세에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청와대에 미리 다 알렸었다”고 항변하지 않았었나.
 
7월초 유 전 원내대표가 축출됐던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자. 당시 ‘박근혜’는 강했지만 ‘팀 박근혜’는 약했었다. 국회의장 경선, 당대표 경선, 원내대표 경선에서 연전연패했고 당내에서 친박으로 분류되는 의원 숫자는 수십 명에 불과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유승민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하면서 “선거를 통해 심판해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
 
지금은? ‘팀 박근혜’가 강해졌다. 얼굴은 별로 바뀌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더 커졌다. 높아진 대통령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것이 아니라 ‘팀 박근혜’의 것이다. 다음 당대표 자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따놓은 당상인 듯 싶고 황교안 총리가 내각을 잘 장악하고 있다. 당내 친박의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무성 대표 본인은 억울할 것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버틸 때 “의원 대다수의 의견은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가 싸우면 유 원내대표가 이길 수는 없지 않으냐”라고 압박을 했었고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게이트로 낙마할 때 당을 무난하게 이끌며 대통령에게 두 번, 세 번 힘을 실어준 사람이 바로 그 아닌가? 길 가는 사람을 막고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고 생각하냐”고 따져묻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박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데 묻지 않을 수 없다. 유승민도, 김무성도 꺾으면 박 대통령에게 좋은가? 말깨나 하고 힘깨나 쓰는 사람을 다 쫓아내면 뭘 어쩌겠단 말인가?
 
20대 공천에 ‘물갈이’를 한다는 것도 그렇다. 지금은 무소속이 된 구미의 심학봉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과 가깝다’고 찍힌 대구 의원들 모두 박 대통령이 가산점까지 줘가며 공천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언제 어떻게 박 대통령을 배신했는지 모르겠지만, 새 인물을 들인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너무 고마울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내 이름을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겠고, 밥 한 번 먹어주지 않고, 정치적 비전과 이념적 지표를 명확히 해 준 것도 없으니 본인은 어떤 정치를 해야할 지 고민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비전을 내세워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지, 본인이 어떻게 기여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러면 박 대통령은 또 ‘배신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릴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항상 “내 뜻을 따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도대체 그 ‘내 뜻’이 뭐란 말인가? 유승민, 김무성은 안 된다 말고 바로 그걸 알고 싶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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