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해이다. 올해 말 종료되는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이하 MDGs))를 이어받는 이른바 '포스트 2015'를 목표로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 15년간 국제사회는 지구촌의 빈곤퇴치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수립된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개발협력 분야의 국제규범인 MDGs를 통해 역사상 가장 단시간 내 빈곤감소가 이루어졌으며, 개발도상국의 초등교육과 보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MDGs는 빈곤해결을 위한 불공정 무역과 금융정책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공여국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표가 약하고 인권, 민주적 거버넌스, 환경 및 군축과 평화 등의 이슈와 정책 일관성의 중요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8월, 국제사회가 합의한 SDGs는 전 지구적인 개발의제로서 국가 간 합의와 주요그룹의 참여로 폭넓은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과거 MDGs 제정과정이 유엔 사무국이 중심이 되었다면 SDGs는 유엔 회원국 중심이라는 점, 규범의 대상도 개도국에서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를 포함한다는 점, 다자간 이해관계를 포함하며 장기적 이행 평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국제규범이라 할 수 있다.
사실 MDGs의 8개 목표가 상호 연관성이 모호하여 목표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전략과 정책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따라서 SDGs의 7개 목표, 169개 세부목표는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여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SDGs는 2012년 6월의 Rio+20 이후 2년여에 걸쳐 193개 UN 회원국 정부 대표들 및 세계도처의 각급 시민사회단체들이 연구, 협의, 협상을 통해 개발해온 목표세트다. SDGs는 빈곤 퇴치라는 MDGs 기조와 함께 포용성(Inclusiveness), 보편성(Universality), 평등(Equality) 등 새로운 기조가 강조되고, 사회발전, 경제성장, 환경보호의 3대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SDGs는 국내·국제적 불평등 감소, 남녀차별 철폐 및 성 평등 달성부터 지속가능한 산업화 추진, 육상과 해양의 생태계 보호, 수자원·에너지 관리 향상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긴급행동, 분쟁지역의 평화 달성 및 세계 난민수용 등 광범위한 주제들을 아우르고 있다.
SDGs의 17개 목표는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환경(Plant), 평화(Peace), 파트너십(Partnership)처럼 5개의 P 축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빈곤과 기아 퇴치, 건강, 교육, 성 평등 등 사회발전은 사람(People)으로, 일자리와 경제성장 및 산업화, 불평등 감소의 내용은 번영(Prosperity)으로, 모든 사회와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등 생태계 보호는 환경(Plant)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 및 정의, 거버넌스와 제도 구축은 평화(Peace)에 함축되어 있다. 파트너십(Partnership)은 이행수단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의 촉진을 목표로 한다.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 형평성, 삶의 질 향상, 사회적 통합, 그리고 지구촌 구성원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물론, 지금 당장 이러한 모든 정책 목표들을 한꺼번에 실현할 수는 없지만, 경제·사회·생태 환경을 토대로 하여 SDGs 실행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 SDGs의 구체적 국내 이행을 위한 다양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일 광주시와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5 지속가능발전 정책포럼’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정책포럼에서는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와 도시의 역할, 지방의제21의 역할이 발표되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SDGs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는 아니나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제도와 정책의 내용과 방향을 이끄는 주요 규범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참가자들은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지방정부), 시민사회, 민간기업 및 유엔 산하기구들이 노력하야 함을 상기하며, 이행과정의 점검에 있어서는 유엔 총회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와 이들이 주관하는 고위급정치포럼(HLPF)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SDGs 국내이행을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 국내의 다양한 정책프레임워크 간의 조화와 정책 일관성 강화, 지속가능발전 관련 법과 제도 및 정책 개혁, SDG 국내이행 거버넌스 구축, SDG 국내 교육이 강화(이성훈,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SDGs 이행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데이터와 통계를 보완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지방정부는 20여 년 간 지방지속가능발전을 주도해온 지방의제21(지속가능발전협의회)을 강화하고 도시의 특성에 맞는 우선순위와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SDGs를 도시의 실정에 맞게 재조정하고 시민이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사 목표를 통합하고 줄이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SDGs의 한국적(지방적) 실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개발 패러다임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을 생태학적 지속불가능성을 가진 불안한 미래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창언 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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