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통신과 도시가스, 수도 등의 요금 납부실적을 신용조회회사에 꾸준히 제공하면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게 된다. 30만원 미만의 소액 장기연체자들은 성실 금융거래를 1년간 지속할 경우 연체 이전의 신용등급을 회복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나이스평가정보·코리아크레딧뷰로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신용평가 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인 신용등급은 1차적으로 CB가 자체 신용평가기준에 따라 1~10등급을 산출하며, 금융회사들은 이를 활용해 대출 심사를 진행한다. 대부업체와 일부 저축은행 등 중소형 금융회사들은 신용조회회사에서 산출한 신용등급을 그대로 사용한다.
문제는 신용조회회사가 산출한 신용평가가 상환이력정보와 부채수준 등 부정적 정보에만 기반해 있다는 점이다. 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소득과 직업, 예금 등을 따져 신용등급을 부여하는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은 금융거래 실적이 없어 4~6등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권의 대출 마지노선인 6등급을 가까스로 유지하며, 1~3등급 금융소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B는 단계적으로 비금융 거래정보를 반영키로 했다. 우선 내년 1월부터는 비금융 거래정보 제출을 희망하는 금융소비자들로부터 통신·공공(도시가스, 수도, 전기)·국민연금·건강보험 등의 요금납부 실적을 받아 개인신용등급을 산정시 반영할 방침이다. 금융소비자들은 CB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고객센터에 우편, 팩스로 납부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 지점에서도 '요금후납 우편봉투 제공' 등 증빙자료 제출 방법을 안내한다. 오는 2017년 이후에는 통신사와 공공기관이 금융소비자의 동의를 받아 CB에 정기적으로 납부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CB 업계가 자체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납부정보를 6개월간 제출하면 350만명이, 1년간 내면 420만명이 각각 신용등급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30만원 미만의 소액연체자들은 성실금융거래시 1년 만 경과하면 연체 이전의 신용등급으로 회복될 수 있게 된다. 그간 소액연체자들은 90일 이상 장기연체할 경우 신용등급이 8~9등급으로 하락하고, 연체금을 상환하더라도 3년 간 7~8등급을 유지했다.
과거 소액연체 이력으로 은행 대출에서 소외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들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금융당국은 소액 장기연체자 3만7000명 중 1만명이 은행 대출이 가능한 6등급으로 신용등급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 성실상환자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신용도 제고의 길이 열린다. 미소금융 성실상환자에 대해서만 신용평가시 가점 부여하던 것을 새희망홀씨, 햇살론, 바꿔드림론 성실상환자로 확대키로 했다.
적용 대상은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채무를 보유하지 않고, 1년 전부터 현재까지 연체가 없거나 여러 곳에서 채무가 없으면서 50% 이상 상환한 금융소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들에게 10~20점의 신용평가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약 1만4000명이 신용등급 상승기회를 잡을 것으로 신용조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증권금융이 운영중인 유가증권담보대출을 제2금융권 대출로 분류하지 않고, 은행대출로 분류해 평가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도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불합리한 개인신용평가 관행이 개선돼 다수의 금융소비자의 신용등급이 향상될 것"이라며 "서민과 사회초년생들이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지난 18일 '개인신용평가 관행 개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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