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공직에 몸담았다가 지난 2010년 정년퇴임한 이순재 액티브시니어연구원 이사장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올해 4월 협동조합 법인등록을 마쳤다.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와 컴퓨터·스마트폰 교육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조합원들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와 YWCA, 그 외 공공·복지기관 등을 돌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은퇴 후에 지금까지 쌓은 삶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며 "최종적으로는 시니어대상 교육기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30여년 공직생활 후 올해 4월 교육서비스 제공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순재 액티브시니어연구원 이사장. 사진/최한영 기자
우리 사회에서 100세시대라는 말이 통용될 만큼 노년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인구(5042만4000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38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2.7%를 차지했다. 인구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2018년에는 고령자 비율이 전체의 14%, 2026년에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의 기대수명도 2020년 남자 79.3세, 여자 85.7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원 관계자는 "은퇴 후 최소한 20여년을 노년기로 보내야하는 상황"이라며 "행복한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업을 통해 퇴직 후 제2의 인생설계에 나서는 시니어계층의 수도 점점 늘고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이 설립한 신설법인 수는 6808개로 2013년(5726개)보다 18.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신설법인 수 증가율도 15.8%를 기록하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법인 수 증가율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연령별 신설법인 현황. 자료/중기청
중기청 관계자는 "우리사회의 고령화 움직임을 고려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중·장년의 창업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시니어 창업지원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들도 시니어창업 지원책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중소기업지원기관 서울산업진흥원(SBA)의 경우 장년창업센터를 통해 창업을 희망하는 40대 이상 장년층의 창업지원사업을 돕고 있다. 일반회원 대상으로는 개방형 창업공간과 기초 창업진단 프로그램, 창업코칭 등을 지원하며 창업센터 내에 사업자등록을 한 창업회원 대상 마케팅·홍보지원과 창업회원 네트워킹, 1대1 전문가상담 등의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재능기부형 창업멘토를 육성하기 위한 희망설계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시니어계층의 창업이 생계형 자영업에 치우쳐져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과 50대의 신설법인 업종별 증감률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업의 증가율이 각각 42.2%와 40.9%로 타 업종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노년층의 체력적인 한계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영업 비중을 줄이고 기술창업을 유도하는 내용의 제조·지식서비스업종 중심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월 시니어 창업지원 전담기관을 소상공인진흥원에서 기술창업 지원을 주로하는 창업진흥원으로 이관했다.
또한 40세 이상 시니어 계층의 경력과 전문지식,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기술창업 활성화를 돕는 시니어 기술창업스쿨을 전국 9곳에, 사무공간과 전문가 자문·상담 및 교육 등을 제공하는 시니어 기술창업센터를 전국 20곳에 설치했다.
영리사업 뿐만 아니라 시니어계층의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KDB나눔재단의 후원을 받아 설립한 KDB시니어브리지센터는 시니어계층의 경험과 전문성을 이웃·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프로그램 중 시니어브리지 아카데미에서는 창업에 필요한 기초실무와 현장실습 등의 교육을 진행하며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네트워크 모임을 만드는 일도 돕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주관하는 KDB시니어브리지 사회공헌아카데미 수강생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최한영 기자
한 시니어창업자는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거나, 창업을 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하고자 해도 방법을 몰라 주저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며 "찾아보면 다양한 관련프로그램이 있는만큼 이후 삶의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교육 등의 지원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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