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민자사업' 10년간 4조7000억…"혈세로 적자 보전"
지난해 47개 사업에 8162억원…김현미 "민자사업 재점검해야"
2015-09-09 15:43:57 2015-09-09 15:43:57
민자고속도로 등 민간 자본을 투자한 사업의 적자를 메우는 데 최근 10년 동안 4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세금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최소운영 수입보장(MRG) 지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민간투자사업의 최소운영 수입을 보장해주는 데 쓰인 세금은 모두 4조6787억원에 달했다.
 
MRG는 민간 자본으로 건설한 도로, 교량 등 사회기반시설의 수익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때 적자 금액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제도다. 지난 10년 동안 MRG 지급액은 인천공항철도가 1조377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공항고속도로(1조573억원), 천안논산고속도로(4821억원)가 뒤를 이었다.
 
MRG로 정부가 보전해주는 금액은 크게 늘고 있다. 2005년 1484억원이었던 MRG 지급액은 지난해 8162억원으로 최근 10년 사이에 6배가량 많아졌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측한 수요가 빗나간 탓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등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민간 사업자에게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워주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재정 손실이 커지자 지난 2009년 MRG제도를 폐지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와의 약정 기간이 남은 사업에는 여전히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만 MRG로 적자를 보전받은 민자사업은 총 45건에 이른다. 민자고속도로와 철도, 교량 등에 8162억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당분간 지금과 같은 수천억원대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불가피한 셈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이 대표적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14억원을 보전받은 북부구간의 MRG 약정은 2028년까지다. 북부구간은 정부 재정으로 지은 남부구간보다 2.6배 비싼 통행료를 받으며 해마다 1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인 서울고속도로는 대주주 국민연금공단에 48%에 이르는 금리로 한 해에만 1300억원이 넘는 이자를 낸다. 이같은 적자분을 MRG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민자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민자사업의 적정성 평가, 자금 재구조화 등을 통해 MRG 적자 보전액을 최소화하고,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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