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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증권사, 파생결합증권 자본조달 의존 심화
신용도 낮아져 리스크관리 필요…수익성악화·투자자 손실 우려
2015-09-01 15:19:46 2015-09-01 15:19:46
중소형증권사들의 자기자본대비 파생결합증권 비중 확대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의 콜차입 제한 정책에 국고채전문딜러(PD)사가 아닌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규모는 2010년 상반기 23조2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94조8000억원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 규모별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추이를 살펴보면 같은 기간 대형사의 경우 3.7배 증가한 데 비해 중형사와 소형사는 각각 4.6배, 4.3배 증가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대형, 1조원 미만의 경우 소형으로 분류한 결과다.
 
부채 대비 매도파생결합증권 비중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부채 대비 매도파생결합증권 비중은 중형사가 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대형사(35%), 소형사(19%) 순이다. 2010년 상반기 대비 중형사는 22%p 증가폭을 기록, 대형사(14%p), 소형사(9%p) 대비 앞섰다.
 
자기자본 대비 매도파생결합증권의 비중도 올 상반기 중형(355%), 대형(254%), 소형사(154%) 순으로 나타나 2010년 상반기 대비 중형사(266%p)가 대형사(152%p)와 소형사(106%p)에 비해 증가폭을 더 키웠다.
 
환매조건부채권(RP)와 더불어 증가한 매도파생결합증권 발행 확대는 증권사의 레버리지비율을 급격히 키운 배경이 됐다. 실제 최근 5년 동안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권사의 평균 레버리지가 604%에서 899%로 295%p 늘어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도 중형 증권사였다. 중형사의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현재 1027%로 5년 전(639%) 대비 388%p 증가했고 같은 기간 소형사와 대형사는 각각 318%p, 242%p 상승세를 보였다.
 
수익원을 다변화한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는 주가연계증권(ELS)에 집중해야 시장점유율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근본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은 ELS 수익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돈이 되는 이 비지니스를 계속 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 측면의 수요를 감안하면 ELS 발행 확대를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꺼낸 증권사 스트레스테스트 등 위험관리 강화 방침은 중소형사 ELS 발행 위축으로 이어질 여지가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금투업계 대토론회에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가 "증권사의 비즈니스가 갈수록 고위험·고수익 위주로 가고 있고 특히 중소형사가 두드러진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파생결합증권을 통한 자본조달과 레버리지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한 리스크관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은 투자자에 대한 차입부채라는 점에서 자칫 대내외 악재가 더해질 경우 증권사에는 재무건전성 저하와 수익성변동 확대를, 투자자에겐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 예컨대 발행 증권사는 금리 관련 위험액 증가와 레버리지 상승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낮아질 수 있고 기준금리 인상시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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