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KT가 아이폰 도입을 망설이는 3가지 이유
2009-06-23 16:53:37 2009-06-23 20:25:21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KT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가입자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주요 수단의 하나로 꼽혀온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계속 늦추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KT는 지난해부터 아이폰 도입을 위해 공을 들여왔지만, 아직까지 그 시기는 물론,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KT관계자는 23일 아이폰 도입에 대해 "지난해부터 (애플사와) 지속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KT는 일부 언론이 이르면 오는 8월 아이폰이 국내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부인한 상태다.

 

KT가 이처럼 이른바 '시장 판도를 바꿀 신무기'라고 불리는 아이폰 도입을 늦추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애플과의 협상 문제와 국내 제조사와의 관계 등 몇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애플과의 협상 난항?

 

KT와 애플측은 지난 해부터 아이폰 도입을 위한 협상을 하면서 모바일인터넷 내 콘텐트 운영권 문제로 이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모바일인터넷내 콘텐트 운영권을 가져야 한다는 애플측 요구를 KT가 선듯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KT나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가 모바일콘텐트 운영권에 집착하는 것은 모바일콘텐트 이용을 통한 수익보다는, 콘텐트 이용을 위해 사용하는 모바일 접속료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음성전화 이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데이터 접속료 매출을 포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 아이폰 많이 팔리면 통화품질 저하?

 

KT가 이동통신의 주요기능인 음성전화의 품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아이폰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 아이폰의 주요 기능이 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인데, KT 이동통신망에서 무선인터넷 접속이 늘어나면 한개의 주파수 대역을 데이터와 음성이 나눠쓰는 구조 때문에 음성전화의 품질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KT가 아직은 음성전화의 품질을 걱정할 수준만큼 가입자가 포화상태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아이폰 도입으로 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요금제를 내놔 가입자 모집에 힘을 실어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선인터넷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아이폰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국내 제조사 눈치보기?

 

업계에서는 "KT가 삼성이나 LG 등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SK텔레콤보다 항상 단말기 수급이 한발 늦은 것이 KT의 현실"이라며 "아이폰 한 기종으로 단말기를 라인업 하지 않는 한 제조사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지나 삼성 등 제조사들은 아이폰 출시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의 이런 태도에 대해 시장은 비판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T가 합병 이전인 지난 분기처럼 허리띠를 졸라매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치열한 마케팅 싸움에서 아이폰이라는 신무기를 내놓지 않으면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이동통신 시장 판도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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