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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중국發 쇼크에 대혼란…안전자산으로 돈 몰린다
G2 리스크 해소 전까지 안전자산 강세 전망
2015-08-25 15:07:27 2015-08-25 15:59:43
중국발 쇼크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연속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나서면서 미국 금리 인상 시기 전망 마저 불투명해지자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머징국가의 통화가치는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글로벌 주요 리스크 지표 역시 급등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태다.
 
신흥국 평균가산금리(EMBI) 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부도위험이 높아졌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도 이달에만 130% 가량 급등하면서 7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에반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다시 몸값을 높이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는 역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으며 연일 강세 흐름을 기록 중이다.
 
◇금·유로·엔 수요 몰려 가치 상승
 
맥을 못 추며 흘러내리던 금값은 한달 새 8% 넘게 뛰며 1160달러선에 진입했다. 미 연준의 9월 금리인상이 유력시되며 연일 바닥을 찍었던 몇 주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중국발 쇼크 이후 대표적인 안전 투자처로 꼽히며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지 않아 금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이전만큼 강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몇달 새 금 가격이 추락하면서 가격적인 부담이 없는 만큼 마땅히 자금을 굴릴 곳이 없는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는것으로 풀이된다.
 
레온 웨스트게이트 ICBC 스탠다드뱅크 금속애널리스트는 "연준이 9월보다 12월에 액션에 나설 확률이 더 높아지는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불안한 글로벌 경제 흐름과 맞물리며 금에 대한 수요를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도 투자수요가 늘면서 아시아 통화 중 유일하게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18엔대를 기록하며 7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외환 전문가들은 머지 않아 달러·엔 환율이 110엔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마사이 다카코 신세이은행 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주식 등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넘어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엔화 강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로 상반기 내내 급락했던 유로화의 반등세도 강해지고 있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진데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월에만 해도 패러티(1유로=1달러)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끝 모를 추락세를 나타내다 최근 한 달간 급반등세로 돌아선 상태다.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148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2주동안 달러화 대비 5%가까이 급등했다. 노무라증권은 유로·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 1.1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과 유로존 경제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유로화 가치를 다시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당분간 이어질 듯
 
시장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 자금 회귀 현상의 핵심은 중국경제가 좋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달 중순(11일~13일)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위안화 평가 절하로 미국의 금리 정상화까지 의심을 받자 이 같은 추세가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혼란스러운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파른 유가 하락과 신흥국 통화 약세 역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보태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완만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의 경기안정을 위한 정책이 선행되지 않는 한 현 추세를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G2(미국·중국)가 움직여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FT는 "중국의 성장엔진이 다시 가동될 수 있다는 확신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이 나와야만 불안한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정부당국의 대응 역시 예의주시해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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