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온갖 압력을 다 넣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올해 안에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를 경영평가 항목에 넣어 반영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는 성과급 지급과 연결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기관의 임직원들은 임금을 덜 받을 수 밖에 없다.
공공기관의 예산편성권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특히 청년 고용절벽과 노후보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에 답이 있다며 대대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는 의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연장(만 60세)에 대응해 늘어나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이를 활용해 취업 취약계층인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임금체계의 합리적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저출산·노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는 일자리 나누기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정부가 힘 없는 공공기관의 목을 죄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더욱이 모든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를 실시한다 해도 파급효과는 크지 않다. 정부가 말했듯이 전체 316개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를 모두 도입해도 8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고작이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초강수를 두는 이유는 정부의 손 안에 있는 공공기관를 닦달함으로써 민간 기업들도 정부 시책에 따르도록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도라면 정부는 공무원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 공무원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면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다. 전국에는 중앙직, 지방직, 교직원 등 106만 여명의 공무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 정책을 추진하려면 공무원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지금 공무원은 임금피크제 논의에서 예외가 되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상과제처럼 외치고 있는 최경환 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도 이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공무원에게는 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냐고 물어보면 당국자들은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노동개혁을 말끝 마다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도 공무원들의 기득권 타파까지는 힘에 붙이는 모양이다.
정부의 핵심정책을 공무원이 앞장서서 솔선수범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따라 갈 수 없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근로자들에게는 양보와 타협을 요구하면서 정작 공무원들만 쏙 빼놔서는 안된다. 공무원들의 철밥통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진정한 노동개혁이 아닐까.
권순철 정경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