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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수장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실적 챙기기
메르스 파동 만회 위한 하반기 경영 전략 구상 몰두
2015-08-19 16:23:26 2015-08-19 16:23:26
국내 유통업계 수장 대부분이 '휴식'을 포기했다. 올 상반기 메르스 확산과 유커(중국 관광객) 감소, 소비심리 악화 등 잇단 악재로 매출이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통 수장들이 하반기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휴가도 반납하고 직접 실적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업계 오너와 대표이사들은 대부분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하반기 경영 구상에 나섰다. 특히 올 하반기 큰 행사가 많이 계획된 백화점 수장들이 가장 분주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김해점 등 하반기 신규 오픈 점포를 살피고, 내년 연이어 출점 예정인 대형 신규 프로젝트를 살피느라 휴가를 반납했다. 신규 출점은 부진했던 상반기의 실적 만회를 위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 상반기 총 매출액은 1조9371억5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 감소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메르스 파동으로 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0.4%나 감소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현대백화점(069960)의 판교점 오픈에 따라 경쟁 백화점들의 수장들도 연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개발부문 부회장은 판교점의 리뉴얼 오픈을 살피느라 여름휴가를 포기했다. 특히 판교 상권 수성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새롭게 취임한 정일채 AK플라자 대표이사 역시 채 부회장과 함께 여름휴가 대신 판교점을 살피기에 바쁘다.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도 상반기 메르스 파동으로 떨어진 매출을 붙잡기 위한 경영 구상에 여름휴가를 포기했다. 아울러 최근 영국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문제로 인한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과 노조 등 매각 반대세력에 대한 대응 등으로 사실상 여름휴가를 다녀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지난 6월 메르스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떨어진 실적을 수습하느라 분주하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6월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폭락했다. 이 기간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 역시 50%대로 떨어졌다. 메르스 직전인 지난 5월말 70%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올해 말 본점(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등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을 앞두고 입찰 서류도 준비 중이라 쉴 틈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유통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좋지 못한데다 하반기에 신규 매장 오픈 등 대형 사업을 준비 중인 기업이 많아 대표이사들이 휴가를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밝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휴가를 즐길 새가 없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 등 롯데그룹 계열사 수장들 역시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유통업계 수장들이 대부분 여름휴가를 포기한 채 하반기 회사 안정화와 하반기 경영 구상에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문 부회장,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각 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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