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 대다수는 50세 전에 퇴직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601명을 대상으로 ‘체감정년퇴직 연령’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령은 48.8세로 나타났다. 체감 정년은 성별로 조금 달랐는데 여성은 46.4세로 남성의 51.5세보다 5.1세 정도 빨랐다.
기업 형태로 보면 공기업의 은퇴 연령이 52.6세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기업이 49세, 중소기업 48.2세, 외국계기업 47.9세 순으로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50세 전 퇴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직장인들은 정년제도가 계속 유지되길 바라지만 응답자의 73.2%는 ‘정년 때까지 고용을 보장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은 근무기업별로는 중소기업이 79.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외국계 기업 72.1%, 대기업 59.5% 순이었다. 반면 공기업 근무 직장인들은 고용불안을 느끼는 비율이 49.2%에 불과했다.
'희망퇴직금이 얼마면 희망퇴직에 응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43.9%가 '퇴직금을 많이 준다고 해도 희망퇴직을 할 생각이 없다'고 답해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임을 입증했다.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는 “국내 기업의 정년제는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정년 이후에는 일할 수 없다는 개념으로 직장인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문조사는 최근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와도 대부분 일치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했던 직장에서 나오는 평균연령은 49세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은퇴 후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 남성들의 실제 은퇴 연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우리 국민은 노후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평균 72세까지 일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퇴직 후에도 취업 전선에 뛰어든 고령자가 점점 늘고 있는게 현실이다.
취업 경험이 있는 고령층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퇴직 연령이 앞당겨진 것과 더불어 연금수령액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령층 중에서 연금을 받는 사람은 45.0% 약 532만8000명에 불과하다. 이들의 연금 수급액은 고작 월평균 49만원이다. 150만원 이상 수령자 비율은 8.3%에 불과했고 10만~25만원 미만은 50.6%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자 재취업이 어렵게 이뤄진다고 해도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다수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55세 이후에 얻는 일자리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급증해 60세 이상 남성은 55%를 초과했고 여성은 60%를 웃돌았다.
임금 수준도 낮아져 65세 이후 얻는 일자리에선 초저임금 비율이 50%, 저임금 비율은 7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은 “정년이 짧아지고 연금 수급액도 적어 고령층이 결국 노동시장에 다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다수 60대 재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결국 이들을 기다리는 일도 허드렛일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서울시고령자취업알선센터 주최로 열린 찾아가는 취업상담서비스 '고령구직자 희망찾기'에서 어르신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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