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공항'이라고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규모가 90%에 가까운 데다, 공항 안전과 운영마저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미경·신기남·우원식·윤호중 의원, 공공운수노조와 공동 주최로 '인천공항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법 찾기' 토론회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선 비정규직 노조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기남 의원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세계 수준의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90%에 가까운 직원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지난 1998년부터 간접고용 문제가 불거졌지만, 인천공항공사는 국회의 자료 요구까지 거부할 정도로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힘으로 굴러간다. 인천공항공사 직원 7213명(2013년 말 기준) 가운데 6000여명이 하청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다. 무려 85%에 이른다. '세계공항서비스 평가 10년 연속 1위'라는 성과 이면에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 2001년 개항 당시 하청업체에 위탁한 업무는 34개 분야였지만, 지금은 50개에 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수도 2006년 4018명에서 올해 6287명으로 크게 늘었다. 오는 2017년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연 이후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1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독려하고 있는데도, 인천공항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인력운영구조 개선방안 연구용역보고서'를 발표하며 비정규직을 더욱 많이 채용할 계획마저 밝혔다.
인천공항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할 만한 여력을 갖고 있다. 고려대 노동대학원이 지난 2012년 발표한 '인천공항공사 민간위탁 노동자 실태와 직접고용 정규직화 방안'을 보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도 운영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 이윤과 임금 중간 착취 등을 없애면 오히려 직접고용한 3년 뒤에는 비용 대비 편익이 더 크다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직접고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연구소는 "현재 32%에 이르는 인천공항 영업 이익률을 암스테르담 공항(17%) 수준으로만 낮춰도 2500억원가량이 생겨 직접고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마다 수천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며 11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공기업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하면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도 이점인데도, 인천공항공사나 정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외주화가 거세지면서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처지는 개선되기는커녕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비 보안과 여객터미널·탑승동 유지관리 등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소방대와 테러에 대비하는 특수경비, 폭발물을 탐색하는 보안검색 요원도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김 교수는 "외주화 비율이 85%에 달하는 인천공항은 안전성 측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직접고용을 하면 경제적 효율성뿐 아니라 공항의 안전한 운영에도 도움이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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