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마이웨이'다. 재벌가의 오너경영체제를 바탕으로 경쟁 카드사와 차별화되는 전략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1년 대우그룹 소속이었던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현대차그룹이 인수하면서 탄생하게 됐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다이너스클럽코리아는 현대카드로 이름이 바뀌면서 그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당시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덩치가 작았던 현대카드가 업계 2위 수준으로 도약하는 데에는 모기업인 현대차의 역할은 물론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대표의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신상품은 자동차 관련 기능을 대폭 보강한 '현대M카드'와 '기아M카드'였다. 자동차 구입시 가격할인은 물론 주유할인, 업계 최고 수준의 포인트적립 혜택 등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정태영 현대차그룹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이후 카드사업 강화를 위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당시 부사장을 대표 자리에 앉혔다. 정 대표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직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대표에 취임하면서 물만난 고기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대표적인 것이 투명카드와 기존 카드의 절반 크기인 미니카드를 나오게 했던 디자인 경영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M'의 디자인 개발을 위해 평균적인 개발비용보다 500배나 많은 1억원을 투입했고, 독특한 디자인의 현대카드M은 출시 1년만에 회원 100만명을 돌파했다.
디자인경영은 문화마케팅으로 이어지며 젊은 고객층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매년 개최하는 슈퍼콘서트에는 폴 매카트니와 레이디 가가 등 해외 유명 뮤지션을 초청해 이목을 끌었다.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트래블(여행) 라이브러리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뮤직 라이브러리와 언더스테이지를 열어 문화마케팅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여의도 사옥에 신용카드 제작과정을 볼수있는 '카드팩토리'를 열어 카드 제작 과정을 일반에 공개했다.
카드 업계에 VVIP 마케팅 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도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프리미엄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더 블랙'을 지난 2005년 출시했다. 연회비 100만원 이상 VVIP 카드시장에서 업계 2위 수준을 견고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카드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언제까지나 2등만 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11년 초반까지는 삼성카드와 엎치락 뒤치락 하며 2위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2011년 2분기부터는 삼성카드에 계속 뒤쳐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카드구매실적 합계는 14조86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조8816억원까지 줄었던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올 1분기 다시 2조1289억원으로 벌어졌다.
삼성카드가 삼성페이를 업고 핀테크 사업에 힘을 싣고있는 반면 정 부회장은 모바일전용카드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모바일전용카드나 빅데이터 사업 등에 대해 "수요보다는 시류에 치우친 느낌"이라며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체가 없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었다는 호평도 있지만 경쟁업체들이 모바일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대신 최근 이마트와 손을 잡으며 유통채널을 통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마트 e카드'는 광범위한 포인트 혜택을 바탕으로 출시 두달만에 발급 8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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