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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문은 왜,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2015-07-29 15:00:00 2015-07-29 17:22:12
◇'무한궤도' 시절 조현문 변호사(왼쪽에서 네번째). 조 변호사는 밴드에서 신디사이저를 다뤘다.
 
“효성 측의 음해와 프레임 씌우기에 맞서서, 계속해서 진실을 밝히고 조현준 사장의 범죄들에 대한 법적, 도덕적 정리를 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효성의 불법비리와 절연하고, 독립하여 새로운 개념의 정직한 기업을 운영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현문 변호사가 기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밝힌 의지다. 타깃은 조현준 사장으로 설정됐고, 효성과의 절연, 그리고 향후 독립경영에 대한 계획도 숨기지 않았다. 조 변호사는 올 4월을 끝으로 사실상의 변호사 활동을 끝내고, 경영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공식 직함은 동륭실업 대표이사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효성의 불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효성의 돈은 불법적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때문에 이를 바로 고쳐 잡지 않는 한 효성의 미래는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형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넘어서야 한다. 그것이 좌절되면서 효성에서 쫓겨났다.
 
그는 최소한 자기가 아는 재벌들 중에서는 효성 같은 곳이 없다고 말한다. 다른 재벌들은 적어도 투명경영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그는 싸움의 의미를 찾는다. “회삿돈과 내 돈 구분 못하면 큰일 난다는 메시지만큼은 분명히 줬다고 본다”고 말한다. “그것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됐는데…”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결연한 의지마저 느껴진다.
 
물론 효성의 생각은 다르다. 조 변호사가 운영하는 동륭실업조차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나오지 않았느냐는 입장이다. 때문에 순교자의 길을 걸으려면, 또 집안과 절연하려면 지금껏 받았던 모든 혜택을 내놔야 그 진정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주장하는데, 그러려면 제기한 소부터 취하하고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압박을 통해 지분을 정리해 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효성은 또 "회사를 떠나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주식 지분을 협의 없이 매각해 주가에 충격을 줬고, 경영권을 불안하게 만들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결국 조현문 변호사는 최근 실적 호조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싼값에 보유주식을 매각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효성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현재 동륭실업 80% 지분을 포함해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10%), 신동진(10%), 더클래스효성(3.48%), 효성토요타(20%), 노틸러스효성(14.13%), 홍진데이터(5.96%)의 지분을 들고 있다. 효성 지분은 지난 2013년 모두 처분했고,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 지분만 들고 있다. 
 
김기성·김영택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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