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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창건일 장거리로켓 발사 준비 정황
발사대 증축·엔진 연소실험…NLL 부근도 심상찮은 분위기
2015-07-26 09:52:55 2015-07-26 09:52:55
북한이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즈음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자 하는 준비를 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실제 로켓 발사를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뒤따르고, 북한이 반발해 4차 핵실험으로 나아간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로켓은 꼭대기에 통신시설을 장착하면 인공위성이 되지만 탄두를 장착하면 탄도미사일이 된다.
 
장거리 로켓 동향에 관한 보도는 지난 5월 일본 <교도통신>에서 처음 나왔다. 통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당 창건 70주년에 맞춰 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보이는 인공위성 발사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미국·일본은 북한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으며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관련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월 3일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 완공된 국가우주개발국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5월 8일 “위성을 필요한 시기에 정해진 장소에서 계속 발사한다는 것은 우리의 불변의 입장”이라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개월여 흐른 지난 22일 <연합뉴스>는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67m 높이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세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동창리 발사장에는 원래 50m 높이의 발사대가 있었으나 지난 2013년 말부터 증축 공사를 시작해 최근 17m를 높인 67m 발사대 공사를 거의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12년 발사한 '은하-3호' 장거리 로켓 보다 2배 크고 사거리도 1만3000km가 넘는 장거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군과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은하-3호 로켓의 2단 추진체는 동창리 발사장에서 2600여㎞ 떨어진 필리핀 근해에 낙하한 바 있다.
 
이어 24일에는 북한이 최근 동창리 발사장에서 로켓 엔진 연소실험을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에 실험한 엔진은 2012년 은하-3호 추진체의 개량형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5월 말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동창리 발사대 동쪽 끝에 새 건물을 짓고 발사대와 연결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보당국은 미사일 제작과 조립 작업을 위한 시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발사장에서 직접 미사일을 제작하고 조립하면 위성사진 촬영 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거 평양 산음동의 병기연구소에서 로켓 동체를 만들어 동창리로 운반해 한·미 정보당국에 의해 쉽게 포착됐다.
 
아울러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나타나는 북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북한은 최근 서해 연평도에서 4.5㎞ 떨어진 무인도 갈도에 군사 시설을 완공하고 122㎜ 방사포 4문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북한은 NLL을 따라 부표를 설치하고 경비정을 근접 배치하는 방식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NLL 부근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쪽은 남측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25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최근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이 백령도와 연평도 일대에서 매일 같이 광란적인 포사격 훈련을 감행하고 있다”며 도발이 계속될 경우 백령도 등 일대에 대한 조준사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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