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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활황?…일감 없는 건설업계
중동 등 해외 수주 30% 급감, 국내 건설 영업이익도 15.7% 감소
2015-07-21 16:28:15 2015-07-21 16:31:47
건설업체들의 해외 일감 감소와 국내 수주실적 악화 등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가 다소 좋아졌지만 업체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전체 실적이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수주 규모는 2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7조5000억원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2011년 25조3000억원에서 2012년 32조1000억원, 2013년 30조9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37조5000억원까지 상승했지만 올들어 다시 5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외건설수주 감소는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지역의 수주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24조7400억원에 이르던 중동지역 수주 규모는 올 들어 6조9600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조2200억원에 불과했던 아시아지역 수주가 올해 13조300억원으로 늘기는 했지만 중동지역 감소폭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외수주 뿐 아니라 국내 실적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상장건설사들의 국내건설 매출은 1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8465억원으로 15.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주택경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건설사별 양극화를 보이면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해외건설 수주가 감소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 무게를 두면서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은 오히려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핵협상이 타결된 이란 건설시장에 우리 건설업체들의 진출이 예상되면서 향후 일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란은 유엔 경제제재 이전까지 우리 기업이 119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주요 해외건설 시장 가운데 하나였다. 장기간 개발 정체로 건설시장 규모가 약 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가 아무리 좋아도 대형건설업체들의 경우 국내 주택건설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장기간 국내 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다시 늘릴 수 밖에 없는데 이번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일부 대형업체들의 이란 시장 진출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의 상반기 중동 등 해외 수주가 지난해 대비 30% 이상 급감 하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이란에서 시공했던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모습. 사진/현대건설
 
다만 건설업체들의 체질개선이 선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사업방식 다각화 등 건설업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건설업체들의 매출액이 민간 주택건설 수주에 크게 의존했지만 주택경기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일부 대형업체의 경우 이란 시장이 새로운 일감 확보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건설사는 3~4개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국내 건설업체들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기 변동성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지 보수 분야 등 다양한 수익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업체 자체적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사업 방식을 다각화하는 등 자구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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