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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지하불펜' 구장···고척돔 사용 설명서
불펜투수 지하서 올라와야···규모는 '넥벤져스' 위협
2015-07-16 12:07:28 2015-07-16 13:00:54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돔(서남권야구장)이 야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9월 중 준공을 끝내는 게 목표다.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게 유력한 가운데 기존 야구장과 어떤 점이 다른지 살펴봤다.
 
지난 15일 찾은 고척돔(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잔손질만 남았다. 인조잔디에는 모래 외에 고무칩을 뿌려 쿠션감이 있었다. 당장 경기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전광판과 음향장치 등은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실제 작동 여부를 점검 중이었다. 1만 8092석의 고척돔이 일반에게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이었다.
 
◇지난 15일 고척돔 내부 모습. (사진=이준혁 기자)
 
국내 기존 야구장과 가장 다른 점은 불펜이다. 지하 1층에 있다. 코칭스태프는 선발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가면 지하 1층에 있는 불펜에 전화를 걸어 중간투수를 대기시킨다. 중간투수는 불펜에서 연습하다 계단을 통해 1층으로 이동한다. 이어 더그아웃을 거쳐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청주구장을 제외하고 지하불펜이 있는 것은 고척돔이 유일하다. 대다수 구장은 외야 왼쪽, 오른쪽 또는 1루, 3루 쪽에 있다.
 
가장 마지막 열린 자문위원회의에서 불펜 위치가 최종 결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시설관련 자문위원회의는 당초 외야 펜스 바깥쪽 빈 공간을 불펜으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마운드와의 거리 등 시간의 문제로 '지하불펜'을 최종 낙점했다.
 
펜스높이도 높다. 충격을 흡수하는 펜스에 철망을 덧붙여 4m에 이른다. 부산 사직구장(4.85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펜스높이다. 특히 홈플레이트 기준으로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는 약 122m로 잠실구장(125m)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길다. 왼쪽과 오른쪽은 약 99m다. 펜스 높이와 규모로 봤을 때 홈런을 터뜨리기 만만치 않은 구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넥벤져스'라 불리는 홈런군단 넥센이 쓸 구장이라는 데 관심이 모아진다. 목동구장을 쓰고 있는 넥센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10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최근 2년 연속 홈런 1위다. 15일 기준 121홈런을 때려내며 올해도 1위를 기록 중이다. 설계관리 담당자는 "냉난방을 하다보면 바람이 순환하고 상승기류가 생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확률상 돔구장이 홈런이 더 많이 나온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척돔은 목동구장보다 좌우 1m, 가운데 4m가량 규모가 크다. 펜스높이도 고척돔이 1.72m 더 높다. 돔구장은 홈런 생산에 이점이 있지만 큰 규모가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차음시설도 눈길을 끈다. "경인고등학교, 고원초등학교와 가깝게 붙어 있어 신경 쓴 부분"이라고 현장관계자는 말했다. 학교 쪽과 접한 1루와 외야 쪽 유리는 음이 외부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차음소재를 사용했다.
 
한편 고척돔은 겨울에 공연장으로 변신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지하 1층에는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헬스장과 수영장도 마련돼 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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