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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유럽이어 아시아도 접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기
기존 자금조달 영역 잠식
2015-06-29 10:52:23 2015-06-29 10:52:23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한 사람을 돕는 상황을 가르킨다. 이를 현대적 개념으로 잘 구현해 낸 것이 '크라우드펀딩'이다. 말 그대로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크라우드소싱'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치고 난 직후다. 기존 금융권이 대출 규모를 제한하거나 조건을 까다롭게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한 자금 조달 방식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
 
크라우드펀딩은 일반 기업들 뿐 아니라 벤처캐피탈(VC)사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도 매력적인 방식으로 비춰졌다. 엔젤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가고 설득해 지원을 받는 장기적인 과정을 온라인을 통해 짧고 간결하게 압축했기 때문이다. 특정 투자자에게 과도하게 기대기보다 다수의 투자자에게 조금씩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한 곳으로부터 10억달러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은 0.0006%에 불과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투자처를 쉽게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애니스 우차만 페녹스벤처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찾은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두고 미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는 곳이었다는 점을 알아낸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 대안금융 시장의 등장으로 일상 업무가 이전보다 수월해졌다"고도 덧붙였다.
 
◇핸드메이드 판매 장터로 유명한 오픈마켓 '엣시'는 최근 크라우딩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나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엣시의 모습. (사진=뉴시스·AP)
 
그 결과 유럽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이 이미 대출 자금원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과거 VC가 전담했던 시드 자금 조달 영역을 대부분 잠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유럽대안금융(EAF)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4년 온라인 대안금융 시장 규모는 144%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크라우드펀딩이 조만간 일본, 싱가포르, 중국, 태국 등 아시아 국가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는 대안금융과 관련된 믿을만한 통계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고 절차도 복잡하지만 머지 않아 서방국가들의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을 것이란 설명이다. 리차드 스와트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 대안금융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만 보더라도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48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 완화가 수반된다면 성장 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잠재력에 주목해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대안금융센터는 최근 중국의 대학, 기업들과 공동으로 시장 분석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정체가 불분명한 시장에 대한 정제된 정보를 제공해 명확한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 관련 보고서는 이르면 오는 4분기 중 발표될 전망이다.
 
하이더 알리 레자 싱가포르 바징고컴퍼니 디렉터는 "상품의 성장을 돕고 상품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알고 싶다면 크라우드펀딩을 선택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아시아에서 크라우드펀딩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진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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