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중국 자본의 국내 콘텐츠 산업 투자, 약이냐 독이냐
2015-06-28 12:00:00 2015-06-28 12:00:00
중국 사람들이 게임, 드라마, K-pop 등 한류 콘텐츠에 열광하면서 한국 콘텐츠 사업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중국 진출 규모는 약 12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인데 그 중 약 70 ~ 80%가 게임이다.
 
최근 거대 중국 자본들은 한국 게임의 사업성을 보고 국내 게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넷마블에 5000억원, 게임 개발사인 네시삼십삼분에 1000억원, 파티게임즈에 200억 원을 투자했다.
 
중국 벤처투자 캐피탈인 IDG캐피탈도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국내 콘텐츠 분야에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 자본의 국내 콘텐츠 사업 투자 확대는 중국 진출의 기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제 2의 쌍용차 사태 같은 독이 될 것인가?
 
중국자본 투자유치를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실제로 거대 중국시장에서 단 하나의 ‘대박’ 게임으로 국내 5대 게임회사가 된 국내 회사도 있다. 하지만 산업 내 중론은 국내 게임사들이 세계 게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고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자본 종속과 인력, 기술력 유출 문제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스마트폰 도입으로 인한 산업 재편 과정과 정부의 게임 규제 강화로 국내 대형 콘텐츠 회사들의 투자가 위축되었다.
 
그로 말미암아 중국 자본의 지배가 심화돼 국내 게임 개발사는 하청업체의 지위로 몰락하고 있다. 자연스레 인력, 기술력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게임업체도 있으며 중국 게임사들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국내 개발자들을 데려가고 있다.
 
또 중국 시장에서 이미 입증된 중국 모바일 게임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 또한 위험요소이다. 중국 모바일게임 ‘도탑전기’는 국내에 출시되어 흥행을 끌고 있다.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전민(全民)돌격'의 국내 도입을 위해 국내 업체끼리 경쟁을 벌일 정도이다. 국내 게임개발사에 투자되어야 할 자금이 중국 게임을 국내에 들여오는데 투입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게임업계와 정부는 이런 큰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첫째, 게임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금 확보와 투자에 대한 미시적 연구가 필요하다. 청년고용의 주역이 될 만한 게임개발사들의 자금 확보 및 투자 상황이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도입에 따른 모바일게임 유통구조와 정부 규제 강화로 말미암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왜 자체적인 투자 순환구조가 단절되고 중국자본 영향력이 커졌는지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은 산업의 차세대 주역이 될 스타트업의 성장을 확보할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뛰어난 중소개발사들이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겪다 중국자본이나 지자체의 제안으로 한국을 등지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게임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국내 게임 생태계의 투자 및 자금확보 선순환 구조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정부는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서둘러 재고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게임산업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중국자본이 국내 게임사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는 국내 시장에 재투자하도록 하는 등 단기적인 투기보다는 중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지향하도록 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중국자본의 후퇴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했다 쌍용차 기술만 빼내고 한국에서 철수하며 ‘먹튀’ 논란을 불러왔다. 곧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구조조정 결과 약 2600여명을 해고하여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중국인들이 제주도 바오젠 거리에 시세보다 비싸게 건물을 매입하며 투자하였다고 좋아하던 것이 엊그제 같더니 임대료가 폭등하여 한국인 세입자들이 쫓겨나고 중국 사업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간다는 신문기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중국자본 투자는 현지 문화와 잘 섞이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산업 투자를 위해 합법적으로 들어오는 중국자본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중국 자본이 후퇴할 때 게임산업이 공동화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현명하게 준비할 때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smjeon@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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