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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클러스터가 도시 발전에는 독?
낙수효과 적고 소득불균형 심화…공생위한 성장 모델 연구
2015-06-23 11:01:02 2015-06-23 11:01:02
전세계적으로 기술 벤처 열풍이 거세지며 미국의 실리콘밸리, 영국의 테크시티 등 기술클러스터의 역할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한데 모여있으면 일자리 창출, 자금 순환, 첨단기술 적용과 같이 도시의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최근 기술클러스터의 낙수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시티메트릭은 옥스포드저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기술 기업의 소비 활동은 대개 반경 500미터 내에서 이뤄진다고 전했다. 기술 산업은 자족적인 성향이 강하고 적은 범위의 유기체를 형성하기 때문에 도시 전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술클러스터의 발전이 주민 소득 향상에는 크게 기여하지 않는 반면 부동산 가격이 평균 임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고 도시 공공 서비스 요금이 인상돼 되레 소득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술클러스터가 도시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텔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실제로 시카고에서는 람 임마누엘 시장의 리드 아래 '도시기술계획'을 실시했다. 기술 부문의 발전을 자극해 도시 전반의 경제·사회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교육을 강화하며 열린정부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돌아오는 결과는 일자리 확대가 아닌 부문간의 협력 부재로 인한 계획 이행 차질이었다.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해 공공과 민간이 유기적으로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술산업과 도시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도시 계획과 관련된 학계와 산업계의 관계자들이 모여 정기적인 라운드테이블과 케이스스터디 등을 통해 적절한 역할 분담 방안을 연구하는 것. 기술클러스터의 혜택이 도시 전반으로 미쳐 경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모델 형성을 지향한다. 아울러 과학적인 도시 계획과 예술적인 도시 디자인도 함께 추구하고자 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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