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다음 날인 지난 3월 17일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개혁 방향 및 추진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지주사 회장을 지낸 경력에 걸맞게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실물경제 지원 강화라는 부분에서 금융권의 희생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없애지 못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시각은 안일한 게 아닌가 싶다."
오는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에 대한 금융업계의 평가다.
임 위원장은 취임하기 전인 지난 2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있으면서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선 안된다)'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금융당국이 간섭하지 않아도 금융사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절대 포기해선 안된다"고 당국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날렸다.
발언이 나온지 보름후 그는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절절포 발언은 이미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는 뒷얘기도 있다. 임 위원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대부분의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규제 철폐, 기술금융 질적 전환, 핀테크 대책 등 굵직한 사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국내 금융 산업을 좀먹는 정부 규제의 행태와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문제의 대처에는 소극적이라는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문견이정(聞見而定), 현장에서 직접 듣고 본 이후에 싸울 방책을 정한다" 임 위원장이 취임식에서 밝힌 포부였다. 취임 후 지금까지 임 위원장은 40차례 이상 현장을 찾았다. 2~3일에 한번꼴이다.
현장을 찾은 이유는 본인이 소명으로 여기는 '금융개혁'을 위해서다. 임종룡 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율책임문화 정착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 강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 등 4대 중점과제를 내놓았다.
속도전으로 치뤄졌다. 취임 이틀만에 '금융개혁방향 및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이후 보름만에 금융개혁회의와 현장점검반, 금융개혁자문단, 금융개혁추진단 등 전담조직 및 회의체를 구성했다. 최근에는 금융규제개혁추진회의까지 신설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부터 경제전문가, 실무자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을 금융개혁 과정에 포함시켜 실질적인 제도개선을 이끌어냈다는 데에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금융위원장들처럼 금융중심지, 동북아시아 금융허브 등 두루뭉술한 그림보다는 취임부터 현장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치적을 인정한다.
우선 규제의 큰 틀을 사전규제에서 사후점검으로 바꿔 금융사의 자율성을 크게 확대했다. 보안성심의를 폐지하고 카드사의 부수업무 허용범위를 네거티브화 한 것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핀테크 관련 규제도 대거 풀었다.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실명확인을 허용했으며, 은산분리 규제는 50%까지 넓히고 최소자본금 기준을 500억원으로 낮추는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을 내놓았다.
같은 계열의 금융회사들이 고객정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을 추진하는 등 금융지주사의 해묵은 규제도 손보고 있다. 기술금융을 질적으로 보완하고 자본시장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지원이 필요한 곳에 돈이 흘러가도록 했다.
전임 금융위원장들 처럼 금융중심지, 동북아시아 금융허브 등 두루뭉술한 그림보다는 취임부터 현장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에서 치적을 인정하는 편이다.
금융개혁의 성과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도 있다.
전직 경제관료 출신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임 위원장이 현장에서 듣는 업계의 애로사항 가운데 절반 이상은 사무관, 국·과장 시절 한번쯤 접해봤을 민원"이라며 "커다란 개혁을 외치기 보단 기존에 검토하다 놓쳤던 사안에 대해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종용·원수경·김민성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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