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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터넷은행시대 주도권 선점 경쟁
우리·기업은행 등 모바일기반 모델, 점포수 부족한 저축은행도 입질
2015-06-18 17:15:00 2015-06-18 17:15:00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모바일 기반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서두르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시범모델로 설립한 ‘위비뱅크 출범식’에서 대출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금융당국이 은산분리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내놓으면서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 주도권 선점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참여하지 않고 은행 독자적으로 설립한 인터넷은행에는 부정적이라고 밝힌 만큼 각사의 사업모델에 맞는 파트너를 먼저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000030)기업은행(024110)이 모바일 기반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서두르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당국이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을 내놓은 이날 인터넷은행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통합플랫폼 '아이원뱅크'를 공개했다.
 
이 통합플랫폼은 예적금, 펀드, 대출 등 200여개의 금융상품 외에도 판매 전·후 단계인 상담과 관리까지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은행권 최초로 전화·화상·채팅상담을 모두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앞서 우리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앞서 시범 모델격인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였다. 모바일 중금리 대출 상품과 간편송금 서비스 등 자체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인터넷은행 시범모델은 바로 모바일전문은행이다.
 
유사한 해외 사례로 일본의 지분은행(Jibun Bank)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계좌개설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분은행은 일본 2위 이동통신사인 KDDI와 최대 은행인 도쿄미쓰비시 UFJ은행이 각각 50% 지분으로 합작 설립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이들 은행 관계자는 "오는 12월부터 비대면 실명 확인이 가능해지면 핀테크 기업들의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으로도 계좌 개설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인터넷은행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어느 회사와의 합작 형태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외에 국민·하나·신한·부산은행 등에서도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금융-통신, 금융-유통, 금융-포털 등 여러가지 합종 연횡 케이스가 있는 일본식 인터넷은행 모델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롯데 등 대형 유통사도 효과적인 인터넷은행 제휴 모델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자산 5조원 이상의 재벌그룹은 인터넷은행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당국의 방침에 따라 유통사와의 제휴모델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은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이 나온 만큼 오는 4분기쯤에는 본격적인 경쟁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9월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되고 12월부터 비대면 실명확인 등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업권간, 비금융업권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금융권에서도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도입 움직임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점수 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기존 시중은행보다는 ICT기업과 제2금융권의 참여를 우대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당국 관계자는 "현행법상 은산분리 하에서는 시범인가하는 경우에는 대주주 구성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은행 이외의 비은행 중심의 산업자본이나 제2금융권의 참여 통해서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 탄생할 수 있다"며 "몇곳의 2금융권 회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영업점을 두지 않고 인터넷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으로만 운영되는 은행이다. 기존 은행과 달리 점포가 없다는 것 외에 기본적인 운용방식은 동일하다.다만 기존 은행과 똑같은 사업구조로는 생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수신, 대출, 외국환 등 은행 고유의 업무 외에 특화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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