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를 말한다)②"민주화 공로 인정하지만…체제 옹호하는 기득권일뿐"
청년이 바라본 86세대…전국 13개 대학 총학 설문조사
2015-06-16 10:00:00 2015-06-16 19:22:57
학벌·어학 등 ‘9종 세트’를 갖추고도 취업 문턱을 넘기 힘들다. 연애부터 인간관계까지 내려놓아야 하는 ‘7포 세대’가 되길 강요받는다. 청년들의 각박한 삶을 표현하는 신조어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청년들은 86세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민주화를 이끌었고, 사회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10명 중 7명은 86세대보다 불행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군사독재보다 더한 참혹함, 이것이 청년세대가 직면한 현실이었다.
 
◇대상: 전국 13개 대학 총학생회 간부 99명. 설문기간: 6월 8~10일. 설문방법: 방문, 전자우편
 
취재팀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3개 대학(경북대·동국대·명지대·부산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세종대·영남대·인천대·인하대·전남대·홍익대-가나다순) 총학생회 임원 99명에게 86세대에 대해 물었다.
 
이들 가운데 86%는 86세대가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데 동의한다('매우 그렇다' 7명, '그렇다' 79명)고 답했다. 86세대가 현재 우리사회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응답('많이 기여한다' 4명, '기여한다' 50명)도 54%로, ‘보통이다’(33%), ‘저해한다’(10%), ‘많이 저해한다’(2%)는 답변보다 많았다.
 
◇대상: 전국 13개 대학 총학생회 임원 99명. 설문기간: 6월 8~10일. 설문방법: 방문, 전자우편
 
응답자 10명 중 4명은 86세대가 ‘시대의 희생양’(42%)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기회주의자’(14%), ‘단순한 기성세대’(9%), ‘제도권 순응’(8%) 등 반감도 적지 않았다.
 
응답에 참여한 한 학생은 “민주화를 이끌었던 열의와 행동에 적극 공감하고 지지하지만, 이후 보이는 행보에서 과연 이들에게 이전의 열의가 이어졌는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제도권에 순응해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앞장서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지금의 청년층이 86세대의 청년 시절보다 불리한 여건에 처했다는 답변은 72%('매우 그렇다' 19명, '그렇다' 53명)에 달했다. 80년대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로 인한 경제 호황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넉넉했던 때와는 체감온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산업화는 민주화를, 민주화는 양극화를 불러왔다. 
 
심민우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청년들은 민주화운동 세대가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사회가 만들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비교적 원활하게 사회에 진출하고 경제 불균형을 유발한 이전 세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어른들은 청년이 높은 곳만 바라본다고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환경은 눈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80년대 학생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렀던 문용식 새정치민주연합 디지털소통위원장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싸웠던 기성세대가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하면서 청년들에게 최악의 사회가 됐다”며 “주거를 안정시키고,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을 키우는 등 경제 시스템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호·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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