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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큰 장 선다…공모주펀드로 '뭉칫돈'
3개월간 자금 유입 1조원 넘어
2015-06-03 15:35:01 2015-07-20 15:30:19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이 전성기를 예고하면서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모주 펀드인 120개에 유입된 자금은 총 1조337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90% 넘는 1조1872억원은 최근 석 달간 유입된 것으로 하반기 IPO 큰 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2조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를 이룬다.
 
최근 석 달새 자금 유입 1조 넘어 
공모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1%대 저금리시대에 공모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강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KTB글로벌공모주30증권투자신탁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6.2%를 기록했으며 1년 수익률도 21.5%로 높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스마트초이스 순환분할펀드 역시 11.65%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가 증시 부진에 5.4%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공모주펀드는 6.2%의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성과를 봐도 공모주펀드는 연평균 5%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공모주 투자 코스피 수익률 웃돌아
 
김후정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투자는 매년 코스피 수익률을 앞도는 성과를 나타냈었다"면서 "안정적이면서도 중간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제일모직, 삼성 SDS 등 대형 공모주들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투자들의 기대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김종범 동부증권 인천지점 PB는 "공모주 직접 투자는 수백대 1에 달하는 청약경쟁률 때문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직접 청약보다는 간접 청약을 통한 수익을 노리는 공모주 펀드로 자금이 몰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올해 170여개사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IPO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에 증시로 돈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살아난데다 공모 청약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상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신규 상장의 경우 2010년 이후 가장 상장이 활발했던 작년에는 5월말 기준 17개사가 상장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동안 27개사가 상장했다. IPO가 보통 하반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같은 분위기는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변동성이 커지는 하반기 시장에서 공모주 펀드의 투자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 주식비중이 30% 이내로 투자하기 때문에 기대 수익이 높은 것은 아니나 주식형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도 '인기'
 
공모주와 함께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저금리 시대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격인 상품이다. 국내채권에 60%, 이중 투기등급(BBB+) 이하 채권에 30% 이상 투자한다. 무엇보다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투자소득의 15.4%만 세금으로 내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보통 일반상품은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산시 최고 41.8%의 세금을 내야한다. 실제 분리과세 하이일드 중 공모형 상품 4개에는 연초 이후 1720억원이 순유입됐으며 사모형 상품으로도 5000억원 이상이 몰렸다.
 
 
분리과세가 되긴하지만 채권에서 얻는 수익보다는 공모주에서 얻는 수익이 많다는 점도 수요가 몰리는 배경이다. 운용사들도 국공채 30%, 하이일드채권 30%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공모주로 운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최근 6개월간 10%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문 연구원은 “대부분의 공모주펀드가 자산을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며 공모주를 통해 추가수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단, 공모주 편입비중, 공모주 매도시점 등 운용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니 따져보고 펀드를 선택해야한다는 조언이다.
 
또 비우량채권을 담는 만큼 해당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경우 채권이 부실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무상태나 신용상태 악화로 발행이나 유통물량이 적을 경우 현금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공모주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주의해야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은 상품구성은 물론, 상품을 만든 운용사가 어딘 지 투자 전에 반드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로 공모주와 배당주와 같은 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 블루 PB센터 부장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수록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배당주나 공모주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처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명정선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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